14일 오후 포천시 소흘읍의 한 인도에 비닐류 등 정상적인 재활용품들이 수거가 안된 채 수북히 쌓여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윤형기 기자 |
시에 소속된 일부 환경미화원들마저 주민들에게 비닐류를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담으라고 안내하자, 주민들은 "불법 행위를 하라는 것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14일 포천시 소흘읍의 한 인도에는 비닐류 및 스티로폼 등 재활용품들이 수거가 안된 채 수북히 쌓여 있었다.
이곳을 담당하는 한 환경미화원은 주변 상가 등에 "재활용 비닐류는 수거업체가 수거해 가지 않으므로 일반쓰레기로 분류해 종량제 봉투에 버려달라"고 안내했다.
갑작스러운 비닐류 재활용품 거부 통보에 주민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소흘읍에 거주하는 이모(39)씨는 "비닐봉지가 환경에 안 좋다고 분리수거 해야 한다고 할땐 언제고 갑자기 일반쓰레기라고 하는게 어딨냐"고 말했다.
특히 그동안 시는 비닐류 분리수거를 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시민들에게 재활용을 강조해왔던 터라 주민들은 더욱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현행 법상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비닐을 넣는 것은 위법행위다. 폐기물 관리법에 따르면 폐기물을 분리수거하지 않고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리는 경우 최대 3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시 관계자도 "현행법상 깨끗한 비닐을 종량제 봉투에 넣는 것은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시 소속 환경미화원이 '비닐류를 수거해 가지 않으니 종량제 봉투에 담으라'고 통보하는 것은 주민들에게 불법행위를 안내하고 있는 꼴이 된 것이다.
주민 김모(39)씨는 "과자 봉지 등 비닐류가 얼마나 많은데 종량제 봉투에 어떻게 다 넣느냐"며 "종량제 봉투에 넣으면 소각되거나 아니면 땅에 묻힌다는 건데 환경 오염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14일 소흘읍 한 인도에 라면봉지 등 비닐류만 모아 배출한 재활용품이 수거가 안된 채 널부러져 있다./윤형기 기자 |
일부 환경미화원들은 재활용 업체측이 수익성 악화로 비닐류를 수거하지 않아 어쩔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환경미화원은 "업체들이 수거하지 않아 재활용 쓰레기가 길가에 수북히 쌓여 있으면 치워달라는 민원이 계속 발생한다"며 "버린 사람을 못찾을 경우 공공용 종량제 봉투에 넣고, 찾을 경우엔 해당 상가 등에 종량제 봉투에 넣으라고 안내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선 시가 재활용 업체의 손실분을 일부라도 보전해 줘야 수거가 이뤄질 것이란 목소리도 나왔다.
한 전문가는 "계속 비닐류 등을 일반 종량제 봉투에 버릴 수는 없다"며 "시가 업체에 손실분을 지원해 주는 등 방안을 마련해 수거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분간 시민들의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물리적인 상황으로 당분간은 이런 혼란이 계속 될 것"이라면서 "파봉작업을 통한 불법투기 단속과 수거업체와의 간담회를 통해 방법을 모색 하겠다"고 말했다.
포천=윤형기 기자 mool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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