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문] 영화 ‘공작’이 실화라고? 남북 뒤흔든 ‘흑금성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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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문] 영화 ‘공작’이 실화라고? 남북 뒤흔든 ‘흑금성 사건’

  • 승인 2018-08-13 16:37
  • 수정 2018-08-13 16:41
  • 서혜영 기자서혜영 기자

[알.쓸(알고보면 쓸모있는).신.문]

 

공작1
영화 '공작'이 남북 냉전 상황 속 실화를 바탕으로 한 흥미로운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개봉 5일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해 화제다. 이는 같은 실화소재 영화였던 '1987'이나 '변호인'보다 빠른 속도다.

영화의 주제가 된 '흑금성 사건'은 199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당시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안기부가 주도한 이른바 북풍 공작 사건이다. '흑금성'은 북풍 공작에서 역할을 한 안기부 공작원이었던 박채서(극중 박성영:황정민 분)씨의 암호명으로, 영화는 안기부가 그를 통해 북핵과 북한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벌였던 일련의 공작을 고발하고 있다.

1993년 북핵개발로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던 시절 전보사 소령 출신의 박채서씨는 안기부에 스카우트 된다. 그는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캐기 위해 대북 사업가로 위장 북한 고위급에게 접근해 수년간의 노력 끝에 그들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한다.

한국 역사상 가장 성공적으로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평가받는 그의 정체를 가족들도 몰랐다고 하니 그가 얼마나 감쪽같이 자신을 숨기며 살았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후에 대선과 관련한 안기부의 북풍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조국을 위해 공작을 수행했던 그는 자신의 신념과 정체성에 혼란을 겪게 된다. 후에 정권이 교체되며 북풍관련 조사가 시작되고, 1998년 3월에 안기부 전 해외실장 이었던 이대성씨가 흑금성의 활동 사항이 자세히 기록된 안기부 기밀정보를 폭로하며 흑금성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결국 박채서씨는 그의 신원이 노출되는 바람에 그는 공작원을 그만둬야 했고, 안기부와 검찰로부터 이중간첩 혐의로 조사를 받는다. 이후 2005~2007년 군사자료를 북한 공작원에 전달한 혐의로 2010년 구속수감 됐다가 지난 2016년 6년만에 출소해 '공작'이란 제목의 책을 출간한다.

영화 공작은 '첩보영화'라는 장르에도 불구하고 그 흔한 추격전 한번 등장하지 않는다. 스파이물에서는 빠질수 없었던 액션 대신 눈빛과 대사, 심리전 만으로 긴장감을 조성하며 '구강액션'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공작1 22
영화 <공작> 스틸 이미지.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스토리와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등 배우들의 호연으로 공작은 영화를 본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이 열려 문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손을 맞잡는 등 남북 분단이후 유례없는 해빙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요즘, 영화 '공작'의 이야기는 먼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1990년대, 불과 20년전만 해도 남북의 관계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휴전상태였지만 물밑에서는 숨막히는 긴장이 이어지고 있었다. 또 그런 시대적 상황을 이용해 권력을 잡으려는 자들도 있었다.

윤종빈 감독은 인터뷰에서 '공작'에 대해 "지난 20년간의 남북관계를 반추해 볼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라고 소개했다. 또한 "스파이의 정체성에 관해 말하고 싶었다"며 "적이라고 생각이 사람이 동지였고, 동지였던 사람이 적이되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한편 8월 13일 오늘, 남북고위급 회담에서는 9월안에 제 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앞으로의 한반도는 어떤 미래를 맞이하게 될까 궁금해진다. 영화를 통해 한반도의 과거와 미래를 다시금 생각해 볼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서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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