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균 한국산림복지진흥원장 |
특히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한 귀산촌 인구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청년 귀산촌인구도 2016년 기준 34%를 차지할 정도로 점차 숲에서의 삶이 사람들의 로망에서 실천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숲에서의 일자리에 대한 관심 역시 증가하고 있다.
숲과 일자리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왔다. 숲은 국토의 63%를 차지하는 국가자원이자 국민 모두의 공동자원으로서 늘 우리 삶과 밀접하게 존재하였으며 이를 활용한 일자리도 꾸준히 창출되어 왔다.
1970년대 황폐했던 민둥산을 푸른 산림으로 복원하기 위하여 많은 인력이 조림에 투입되었다. 이 시기에 조림한 나무들이 자라나서 목재생산, 청정임산물 산업이 발전하게 되었고, 이후 산림과 산림 내 서식하는 다양한 자원을 활용한 산림생명산업과 바이오산업, 해외자원개발 산업의 발전에 따라 관련분야에서의 일자리가 확대되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산림일자리는 곧 전통 임업이라는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EU의 경우 전통적인 목재생산 위주의 임업에서 도시와 환경, 휴양과 문화까지 아우르는 인식의 전환을 통해 도시임업전문가(Urban forester)와 같은 녹색산림일자리를 발굴하고 이를 직업교육과 연계하여 양질의 일자리로 성장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녹색일자리 사업으로 현장기능인을 육성하고, 임업분야 청년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주5일 근무제의 정착과 여가시간의 증가로 국민들은 산림에서 목재, 임산물과 같은 재화뿐만 아니라 휴양, 교육, 치유, 레포츠, 문화 등 다양한 유·무형의 서비스에 대해 제공받기를 원하고 있다. 이러한 국민적 수요를 반영하여 풍요로운 숲을 통해 국민 건강을 증진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산림복지라는 개념이 대두되었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들과 전문업종이 등장하게 되었다. 국민들에게 가장 친숙한 숲해설가, 유아의 전인적인 발달과 정서함양을 위한 유아숲지도사, 산림의 다양한 치유요소들을 활용하여 건강증진을 돕는 산림치유지도사, 이 전문가들이 모여서 설립한 산림복지전문업 등, 산림을 이용하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산림을 느끼고 즐기는 시대가 왔다. 산림을 한단계 더 고차원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노력 속에서 다양한 일자리가 파생된 것이다.
또한 지금은 산림의 6차산업화가 진행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신기술의 확산에 따라 ICT 산업, 스마트양묘 등과 같이 기존 산업간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사회적 경제 역시 산림과 결합하여 산림형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의 새로운 형태의 기업으로 나타나고 있고, 숲과 지역과 사람을 연결하여 지역발전에 이바지하는 그루매니저도 이제 막 첫 걸음을 떼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양상 속에서 산림청은 공공과 민간, 사회적경제의 3개 분야를 강조하는 「산림일자리 종합대책」을 수립하였다. 일자리 수의 증가, 고용의 질 개선 및 사회적 가치 제고를 목표로 공공일자리의 비중은 낮추고 민간 일자리 비중을 높이는 재정투자 및 고용창출을 추진 중이다. 이에 발맞춰 한국산림복지진흥원 등 공공기관에서도 산림일자리의 양적·질적 증가를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아직은 발아의 시기이다. 다양한 씨앗들이 큰 나무로 자라나 잎과 열매로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휴식의 그늘을 주는 것처럼, 지금 뿌려진 일자리의 씨앗들이 잘 자라나 우리 세대의 청년들과 그 다음세대의 청년들에게도 든든한 그늘이 될 수 있도록 정성껏 돌보고 보살펴야한다. 국민 모두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숲, 그리고 일자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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