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와 H&M이 입점하는 둔산동 나진빌딩. |
유니클로, H&M 등 글로벌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브랜드가 줄줄이 대전에 상륙하며 ‘패션 대전’이 시작될 조짐이다.
우선 둔산동 갤러리아 타임월드 맞은 편에 짓고 있는 NJ타워에 유니클로와 H&M 입점이 확정됐다. 그동안 신세계의 사이언스콤플렉스, 용산동 현대아웃렛, 봉명동 골든하이 등 유성으로 쏠린 유통시장에 새로운 ‘복병’이 등장한 셈이다.
유니클로는 일본, H&M은 스웨덴을 대표하는 SPA 브랜드다.
SPA는 의류기획·디자인, 생산·제조, 유통·판매까지 전 과정을 제조회사가 맡는 의류 전문점이다. 수요와 시장 상황에 따라 1~2주 만에 다품종 대량공급이 가능한 패스트 패션업체다.
유니클로는 이미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다.
대전에만 7개의 매장이 포진해 있다. NJ타워로 유니클로가 들어오면 둔산동 일대에는 ‘세이 탄방점’과 ‘롯데백화점 대전점’에 이은 3번째 둔산동 매장이 된다.
유니클로의 확장은 매서운 기세다. 기본 아이템에 충실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대로 승부하며 대전을 비롯한 전국에 점포를 늘려가고 있다.
다만, 일본 기업이라는 인식과 주요 상권에 점포를 밀집시키는 공격적인 마케팅은 보세시장을 위협하는 부정적인 요소로 지적받고 있다.
H&M은 대전으로 첫 진출이다.
가깝게는 천안과 청주에 매장이 있지만, 대전 이남으로는 매장 수가 한 손에 꼽을 정도다. 스웨덴의 대표적인 SPA 브랜드고, 유니클로와 마찬가지고 저렴한 가격, 다양한 디자인, 빠른 물량 회전이 장점이다. H&M은 명품 브랜드와 콜라보를 매년 진행해 2030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H&M은 스웨덴 국가대표의 유니폼을 전담하고 있다.
“대전에는 옷 살 곳이 없다. 쇼핑하려고 타 지역으로 원정을 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대전의 패션시장은 사실상 불모지였다.
갤러리아 타임월드에 자라(ZARA)가 입점해 있지만, 소비자의 만족도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유니클로의 확장, H&M의 첫 입점은 대전의 패션시장을 달구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SPA 매장이 늘어나는 것은 결국, 가성비로 소비자를 잡겠다는 심산이다. SPA 브랜드가 대부분 유통공룡인 탓에 국내 브랜드와 보세시장의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세계에서 옷값이 가장 비싸다는 국내 패션시장의 거품을 빼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예측도 주목할 만하다.
유통시장 관계자는 “다양한 SPA 브랜드 입점은 소비자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대전 소비자들이 지역 내에서 소비할 수 있는 유통시장이 조성되는 모습이다. 다만 기존 보세시장이나 국내 브랜드는 가성비를 내세운 SPA 브랜드와 경쟁해야 하는 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백화점 대전점에는 일본의 대표적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무지(MUJI 무인양품)가 22일 오픈한다. 100여 평 면적으로 의류와 가정용품, 가구, 식품 등 일상생활 상품을 판매한다. 무지도 대전으로는 첫 진출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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