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모습과는 달리 억울하고 어려운 이들을 보면 마음이 동하는 가슴은 따뜻하다. 그가 10년간 몸담아온 판사직을 내려놓고 변호사를 택한 이유다.
"억울한 사람의 누명을 벗겨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며 앞으로 걸어갈 변호사로서의 포부를 밝힌 이 변호사가 멋쩍게 웃었다.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그는 판사 시절 억울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보통의 판사들이 사람과 잘 어울리지 않는 것과는 상반된다. 그러나 법의 입장에서 판단해야 하니 마음을 주기가 쉽지 않았다.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게 먼저였다.
이젠 이런 고민에서 당당하게 벗어나 마음을 동할 수 있다고 이 변호사는 주먹을 움켜쥐었다.
돈으로 움직이는 사람이라는 변호사의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는 바람도 얹었다.
이 변호사는 "그동안 공직자로 하지 못했던 일을 드디어 할 수 있게 되니 기쁜 마음뿐"이라며 "지역에서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에 대해 앞장서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사회를 바꿔보고 싶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공익활동을 두루 펼치고 싶다는 마음이 담겼다.
그는 "일전에 많은 이들이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지 않다 보니, 변호사의 인식이 돈만 밝힌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면서 "점차 사회를 변화시켜 모두가 잘사는 사회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미소를 띠었다.
그러면서 "마음 맞는 이들을 모아 어려운 이야기를 들어주고, 직접적인 도움도 주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대전 출신인 이 변호사는 대전 대성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뒤 사법시험에 합격, 37기로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이어 지난 2008년 대전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2011년 대전지법 서산지원 판사, 2013년 대전지법 판사, 2015년 대전지법 세종시법원·금산군법원 판사, 2016년 대전지법 공주지원 판사 등을 거쳤다.
이 변호사는 지난달 20일 퇴임해 현재 법무법인 베스트로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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