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학년부장을 하며 사실상 학생들의 생활지도와 학교폭력업무를 담당했던 그는 1년간 끊임없이 이어지는 학교폭력 사건을 처리해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정년이 상당히 남아 있음에도 그는 이런 식의 교직이라면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며 미련없이 명예퇴직을 선택하고 제2의 인생을 설계 중이다.
A교사처럼 최근 천안지역 교사의 명예퇴직이 급증하고 있어 우수 교원 이탈에 대한 교육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천안교육지원청에 따르면 2018년도 3월1일자 상반기 명예퇴직 교원은 교장·교감 등 관리자급 2명과 일반교사 20명 등 총 22명에 달하고 있다.
이는 2015년도 79명, 2016년도 32명, 2017년도 29명에 비해 줄어든 수치지만 상·하반기로 나눠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만큼 이미 올해 상반기 명퇴자가 지난해 수치에 육박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중등교원의 명예퇴직 건수가 심각한 상황이다.
2015년도 37명이던 명예퇴직자는 2016년도 15명, 2016년도 15명이던 것이 올해 상반기에만 13명으로 지난해 수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교원 명예퇴직의 증가 원인은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과 일부 학부모들로부터 받는 악성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라는 것이 교육계의 일관된 목소리다.
실제, 명예퇴직하는 교원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대부분 자신의 건강상 문제나 가족의 간병 등을 이유로 꼽고 있지만, 교육계 내부적으로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거나 동료 교사의 고통을 옆에서 지켜보며 교직에 대한 회의를 느껴 퇴직하는 것이 실질적인 이유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는 해마다 학생들의 생활지도가 어려워지는 만큼 이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고 경력자들과 중간관리자인 부장급의 이탈 현상이 큰 상황으로 이를 방치할 경우 우수한 고 경력자 교원을 찾기 어려워 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해마다 학생들을 지도하기는 어려워지는데 이를 보완할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다 보니 교직에 회의를 갖는 교사들이 많다"며 "명예퇴직한 교원들은 수치적으로 다음 해 신규 교원으로 충당할 수 있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교육경력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천안=김경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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