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청석에 앉은 일부 참관인들은 눈물을 흘리며 두 손을 고이 모으고 기도를 하고 있다.
어리고 순진하게만 비춰 지는 이들의 범죄 사실은 소년범이라고 하기에는 잔인했다.
최근 여중생 집단 폭행사건과 어금니 아빠 살인사건 등의 이유로 소년법 폐지에 대한 논의가 또다시 일고 있어 이 사건 역시 논란의 불씨는 남아있다.
A군(17)등 9명은 지난 1월~2월 사이 충남지역에서 여중생을 집단으로 성폭행하고 성매매까지 시키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일어났다.
3명~5명이 집단을 이뤄 여중생 B양을 불러내 수차례 성폭행 했으며, A군은 B양에게 성매매를 시키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판단능력이 적은 지적장애인은 아니었으나 성격이 내성적이고 소심해 거절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용해 여러 명이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불러내 성폭행한 혐의다.
이들에게 붙은 혐의만 특수준강간을 비롯한 아동청소년성폭력위반(강간), 성매매 알선 영업, 아동청소년성폭력위반(성매매강요) 등의 혐의다.
1심 재판부는 이들이 소년범임을 감안해 A군 장기7년, 단기 5년형을, C군 장기4년, 단기3년, 나머지 7명에 대해서는 장기 3년,단기 2년6개월형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프로그램 이수도 명했다.
검찰은 '원심의 형량이 너무 낮아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피고인들은 '술에취해 한 행위'라며 감형을 주장했으나 항소심재판부(재판장 차문호 부장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차문호 부장은 "행위 자체는 더욱 큰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나이 어린 학생임을 감안한 처벌이다. 청소년들은 아직 성이 무엇인지, 여성이 어떤 보호를 받아야 하고 어떤 행위가 나쁜지 정확히 인식할 수 없다"며 "어느 순간 잘못을 뉘우치고 새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기회를 줘야 한다는 마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피해자에게 이런 피해를 입힌 것은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다"고 전제했다.
차 부장은 "만약 자신의 가족이고 친족이 이런 일을 당했다면 더욱 큰 처벌을 요청했을 것이다. 대단히 무거운 범죄"라며 "피고인들이 소년범이 아니었다면 훨씬 무거운 형이 선고됐을 것이다. 형을 살고 사회에 나오면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희망한다. 부모님들의 모습을 봐서라도 더 이상 형을 추가하지 않겠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가해자들의 부모들은 오열하며 곳곳에서 눈물을 흘렸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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