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대전시금고, 하나은행 아성에 타 시중은행 도전
②대전시금고 수년간 유지하고 있는 하나은행
③대전시금고 노리는 타 시중은행들의 속내는
④금고 선정, 지역사회협력 좌우(?)… 변화 기로
⑤금고 선정,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돼야
수조 원의 자금을 굴리는 자치단체 금고 운영권을 잡기 위한 시중 은행들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그동안 여기저기서 잡음이 잇따랐다. 지나친 출혈경쟁이나 고액 리베이트 과정에서 위법적인 활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4년마다 대전시금고 선정을 놓고 시중은행들이 물밑경쟁을 한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매번 선정이 끝나고 나면 뒷말이 무성했다.
타 시도의 경우 실제 위법 활동이 적발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전 인천시장 후원회장은 모 시중은행이 인천시 금고로 재선정될 수 있도록 돕는 대가로 2억원을 받은 의혹이 제기돼 지난해 10월 경찰의 수사를 받았다. 광주의 한 은행은 시의원에게 광주시금고 재선정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최근 몇 년간 지자체 금고 선정과장에서 금품 로비 등 문제가 됐던 지자체는 경기·부산·광주 등 10여 곳에 달한다.
은행들 간 과도한 경쟁이 주원인이다. 주거래 은행에 선정되기 위해 매년 출연금·협력사업비 명목으로 막대한 리베이트성 자금을 은행들이 쏟아붓고 있다. 실제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이 올해 상반기 대학·병원·지방자치단체에 제공한 출연금은 1190억원에 달했다. 앞서 지난 2014년 1696억원, 2015년 1817억원 등 매년 액수가 급증하고 있다.
지역 금융권 한 관계자는 "출연금을 내더라도 지자체 금고에 지정되면 그보다 더 큰 이윤을 남기기 때문에 수익성에는 도움이 된다"면서 "위법행위가 발견되더라도 관련자가 처벌을 받으면 그만이다. 은행에 직접적인 피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관련자 외에도 관련 은행에 페널티를 적용하는 등 관리 감독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금고 관련 조례가 좀 더 투명해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대전시는 지난 6월 행안부 예규에 따라 시금고 관련 조례를 개정하고 금고약정에 따른 협력사업비를 모두 현금으로 출연하도록 한 뒤, 금고약정 개시 후 30일 이내에 금고에서 출연할 협력사업비 총액을 대전시 공보 및 시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했다. 그동안 지적됐던 협력사업비에 대한 부분을 좀 더 투명하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사회 기여실적' 평가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다. 특히 지난 4년여간의 실적으로만 평가가 이뤄져 기존 시금고가 다소 유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심의위원의 주관을 점수화하는 정성평가에 대한 공정성 확보 문제도 제기됐다. 심의위원에게 충분한 사전 교육과 정보제공을 통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역 금융권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지역사회 환원을 활성화한다는 본래 취지와는 상관없이 지자체장이나 지방의원의 금전 요구에 금고가 얼마나 응했는지와 연계돼 평가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서 "또한, 심의위원들이 외부 요인 없이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게 최대한 노력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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