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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9시께 갑천 달밤 산책에 나선 지역 청년들에게 안여종 대표가 월평공원과 갑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효인 기자 |
지난 15일 오후 7시 지역 청년 30여 명이 대전 월평공원과 갑천변을 거닐며 그 가치를 몸소 느꼈다. 대학원생 신대철(30)씨는 "콘크리트 도시에서 살다가 흙도 밟고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도 들으니 너무 좋다"며 "좋은 공간을 주위 친구들에게도 많이 알리고 느끼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금강유역환경포럼 대전네트워크가 주관하고 대전충남녹색연합이 담당한 '갑천 달밤산책'이 갑천 자연하천 구간 일대에서 진행됐다. 이날 프로그램은 자연에 관심 있는 지역 청년들이 월평공원과 갑천이 보존돼야 할 이유를 찾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청년들은 저녁 식사를 함께한 후 오후 8시부터 갑천 우안 월평공원 습지길 산책에 나섰다. 까만 숲 속을 날아다니는 반딧불이의 움직임에 청년들은 신기한 듯 탄성을 내뱉었다. 한쪽엔 우거진 나무가, 반대쪽엔 잔잔하게 흐르는 갑천이 청년들의 산책길을 맞이했다.
산책에는 문화유산울림 안여종 대표가 함께하며 월평공원과 갑천에 담긴 지역의 역사를 알기 쉽게 설명했다.
안 대표는 "갑천과 월평공원엔 깨끗한 물에서만 사는 천연기념물 미호종개와 쇠백로가 서식하고 있다"며 "과거 인근에 수리부엉이도 서식했지만 도안대교가 건설되면서 더는 볼 수 없는데 이 같은 상황이 또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시간 30분가량의 산책을 마친 청년들은 월평공원·갑천 보전을 위해 청년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김진욱(29)씨는 "반딧불이를 본 건 좋은 충격이었다"며 "이 반딧불이를 지키기 위해 청년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함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서대선(30)씨는 "이곳에서 보이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불빛을 보며 닭장이 떠오른다"며 "우리가 다음 세대에 무엇을 물려줄 것인지, 자연과 함께할 수 있도록 청년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양흥모 사무처장은 "청년들에게 월평공원과 갑천이 대전의 허파란 걸 생생하게 알고 하고 싶었다"며 "언어나 문자로 이곳을 지키자고 하는 것보다 현장을 직접 보고 느낀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그런 체험을 함께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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