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해외식량기지사업이 사실상 파산위기에 몰리면서 참여 농민들이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캄보디아와 교류에 나섰던 충남도 일부 공무원이 현지에 땅투기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의혹은 현지와 해외농업관계자 등 여러명에 의해 증언되고 있지만, 관련 공무원들과 소개자로 알려진 캄보디아 측 한국인 대리인들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캄보디아와 문화 및 경제협력에 나섰던 충남도 공무원이 부동산을 사들이려 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진상을 밝히기 위한 철저한 조사가 요구된다.
26일 캄보디아 충남도 해외식량기지사업에 참여한 A씨는 “부동산 투기에 참여한 공무원들은 양국의 교류와 관련됐던 충남도 간부들로 처음에는 3~4명 정도로 알았지만 나중에는 더욱 늘어났다”며 “이들은 십시일반으로 돈을 걷거나 개별적으로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서류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20~30㏊(6만~9만평) 단위로 충남도와 자매결연을 맺은 캄보디아 씨엡립의 골프장 근처 등에 개발되지 않은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해외영농참여자 B씨 역시 충남도 공무원의 부동산 투기의혹을 제기했다. B씨는 “이름을 밝히기는 그렇지만 당시 씨엡립에 충남도 공무원들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이어 “얼마에 토지를 사들였는지 모르지만 도청 직원들 여러명이 암만(억대)씩 투자했다”며 “자신들이 투자한 토지에 충남도의 시설투자를 유도하려다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B씨는 “공무원들이 부동산을 사들인 시기 씨엡립은 땅값이 한창 꼭대기로 비쌀 때였지만 지금은 반값 이하로 떨어졌다. 팔아 먹을 수도 사는 사람도 아예 없다”며“아마도 투자한 공무원들은 사실상 돈을 모두 날린 셈이나 마찬가지”라고 비꼬았다.
부동산투기 의혹은 현지 교민사회에서도 제기됐다. 캄보디아 농업컨설터 C씨는 “(공무원이 땅을 산 것을)내가 들었다. 씨엡립쪽에 충남도 공무원들이 좀 샀다”며 “돈은 좀 벌었는지 모르지만 아직 갖고 있을 것이다. 자세한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씨엡립 부동산 관계자들에게는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공무원들의 부동산투기 증언은 아니지만 일부가 캄보디아에 투자명목으로 대금을 건넸던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캄보디아 지방정부의 한국인 관계자는 “퇴직 후 집을 짓고 살수 있도록 캄보디아 토지를 달라며 충남도 간부에게 2000만원을 받은 적이 있다”며 “이것은 부동산 투기와는 관계없이 나에게 개인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다른 공무원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충남도 공무원들의 캄보디아 부동산 매입 의혹은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널리 퍼져 있었다. 취재과정에서 일부 충남도 공무원들은 “다른 공무원이 캄보디아 부동산을 사들인 사실을 들었다”고 밝혔다.
충남도 간부공무원 D씨는“문화관광과 해외농업개발이 추진되면서 일부 공무원들이 캄보디아에 토지투자를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누구인지 내입으로 밝히기는 곤란하다”고 말해 이 같은 의혹이 단순한 소문이 아님을 확인해 줬다. 실무 공무원 E씨도“부동산 관련 얘기를 들었지만 확인해 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캄보디아 부동산 투기의혹을 받는 공무원들은“업무상 캄보디아에 출장을 다닌 것은 사실이지만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투자를 위해 돈거래를 해본적이 없다”며“부동산을 산적이 없기 때문에 이로 인해 손실을 본적도 없다”고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대전ㆍ서산ㆍ캄보디아 씨엡립=맹창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