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충남대 교육혁신본부가 전공자율선택제 운영계획에 대한 공청회를 연 모습./충남대 제공 |
<글 싣는 순서>
上. 지역대는 지금… 자율전공학부 속속 신설
中. 무전공 학과 '중도이탈 골치' 되풀이될라
下. 성공적 안착을 위한 교육전문가 제언
교육부가 전공자율선택제를 통해 학과 간 벽을 허물고 융합인재 양성을 목표하고 있지만 학생 중도이탈을 막을 마땅한 대책은 미비한 상황이다. 이미 무전공학과 학생의 중도이탈률은 전체 학과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보여 이 같은 현상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2023학년도 중도이탈률을 살펴보면, 무전공학과 중도이탈률은 전체 평균 중도이탈률보다 3배에서 많게는 10배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수도권 주요 대학의 중도이탈률을 보면, 연세대 무전공학과로 분류되는 글로벌인재학부의 2023년 중도이탈률은 9%로 전체학과 중도이탈률 3%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고려대 자유전공학부 중도이탈률은 6.8%로 전체 중도이탈률 3.2%를 넘었다. 또 2023년 이화여대 전체학과 중도이탈률은 2.4%지만 자유전공학부인 호크마교양대학의 중도이탈률은 22.4%로 큰 차이가 났다. 이와 반대로 서울대 자유전공학부는 중도이탈률 1.5%로 전체 2%보다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중도이탈률 문제는 수도권뿐 아니라 지역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대전대 단과대학 차원에서 추진 중인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의 중도이탈률은 11.5%를 보이며 전체 6.5%와 차이를 나타냈다.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는 단과대학 규모 내에서 자율전공학부체제로 운영하고 있어 현재 교육부가 유형2로 분류한 내용과 같다. 한남대 자유전공학부 중도이탈률은 12.5%로 전체 평균 중도이탈률 5.5%보다 높은 상황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무전공학과 중도이탈률이 높은 이유로 학생들이 원하는 학과 또는 인기학과에 배정되지 못했을 때 학교를 떠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분석했다.
교육부는 2025학년도부터 국립대 37곳 중 교대, 해양대, 체대 등 특수목적대학을 제외한 22곳에 전공자율선택제를 권고하면서 선발 정원에 대한 기준을 제시했고 국립대 등 총 73곳에 대한 가산점과 재정지원에 대한 안내만 있을 뿐 중도이탈률을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은 없다.
각 대학은 교육부가 내놓은 조건에 충족하기 위해 학부 신설에만 집중하고 있어 제도의 취지에서 점점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대학 관계자들은 "수도권에선 무전공 학생들이 인기학과에 배정받지 못할 때 자퇴해버리는 일종의 부작용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전공 선택의 기회를 유연하게 확대해준다는 좋은 취지에 알맞는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자율전공학부의 기존 문제인 중도이탈률을 해결하기 위해 학교별로 다양한 대책을 제시하고 있고, 교육부 차원에서도 정책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대학에서 제출한 계획서를 토대로 사례 발표 등 성과 보고회도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오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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