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란분절 |
매년 음력 7월 15일은 베트남에서 중요한 명절 중 하나로, 한국의 추석과 어버이날의 의미를 결합한 '우란분절(Ngay le Vu Lan bao hieu)'이다. 이날은 베트남 사람들이 조상의 은혜에 감사하며, 그 혼을 위로하기 위해 절을 방문하여 기도를 드리고, 가족들이 모여 음식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날이다.
우란분절의 특별한 풍습 중 하나로, 사람들은 옷에 장미꽃을 꽂고 다닌다. 꽃의 색깔에 따라 그 의미가 다르다. 부모님이 모두 살아계신 사람은 빨간 장미를, 부모님 중 한 분만 살아계신 사람은 분홍 장미를,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신 사람은 흰 장미를 가슴에 달고 다니며, 각자의 상황에 맞는 경의를 표한다.
그러나 음력 7월 15일은 즐거움과 따뜻한 풍습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날은 '고독한 영혼의 달(Thang Co Hon)'로도 알려져 있으며, 베트남 전통에 따르면 불행한 달로 여겨진다.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화려한 옷을 입지 않거나, 밤에 외출을 자제하며, 밤에는 옷을 걸어두지 않는 등 여러 가지 금기가 있다.
우란분절을 맞아 베트남 전역에서는 종이로 만든 제수용품들을 길거리에서 판매한다. 종이돈, 종이로 만든 옷과 금, 모자 등은 물론이고 현대적인 고층 건물, 오토바이, 자동차, 텔레비전, 냉장고, 에어컨, 심지어 종이로 만든 사람까지도 판매한다. 베트남 사람들은 저승에 간 영혼들이 일 년에 단 하루, 음력 7월 15일에 자유로워져 지상에 내려와 이 제수용품들을 받아 간다고 믿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많은 이들이 제수용품을 태우며 영혼을 위로하는 의식을 치른다.
또한, 불교 신자들은 이날 채식을 하며 큰 제사를 지내고, 가난한 영혼들을 위하여 높은 곳에서 돈을 뿌리는 의식도 진행된다. 이러한 우란분절은 단순한 명절을 넘어,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부모님께 효도하는 날로도 여겨진다. 황티안하이 명예기자(베트남)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