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엔 구름도 은빛이었고
아름다운 무지개도 피어올랐습니다
부푼 가슴 한아름 꽃다발을 안고
남풍에 실려 날아 왔습니다
별안간 돌풍이 일어
면사포는 날아가고
나는 벼랑끝으로 내 몰렸습니다
태양은 빛을 잃고
별들도 숨어버렸습니다
어쩌다 지나가는 한 줌 햇살에
몰래 몰래 작은 꽃들을 피워냈습니다
찬바람이 불 때마다
내 꿈은 접어 장롱 속
깊이 깊이 넣어 두었습니다
그 위에 꼭꼭 눌러 써 넣었습니다
위하여 살자
위하여 살자
내 유전자까지 씻기도록
씻고 또 씻습니다
바람에 씻고
비에 씻고
찬이슬에도 나는 씻습니다
맑고 투명한 날개를 달아
내 씨앗을 날려 보낼 겁니다
한줄기 단심으로
이 세상 떠나는 날
내 주변을 환하게 밝힐 것입니다
순간일지라도
나 있던 자리 곱게 물들일 것입니다
김정아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