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희 경제부 기자 |
정부에서 부동산 규제에 대한 완화를 내걸었지만, 반응은 서울로 향한다. '똘똘한 한 채 현상', '옥석 가리기' 등 결국 아파트가 투자의 재료로 쓰이기 때문이다. 지방 아파트 원정 매입은 줄고, 서울 아파트에 대한 원정 매입은 느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2023년 전국 아파트 매매는 총 41만1812건 중 관할 시도 외 원정 매입은 8만1323건으로 19.7%를 차지했다. 이는 2014년(18.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전체 아파트 거래 중 서울 거주자가 다른 지역 아파트를 원정 매입한 비중은 2021년 8.8%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22년 6.7%, 지난해 5.2%로 2년 연속 줄었다. 이 또한 2014년(5.1%) 이후 가장 낮은 비율이다.
반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는 3만6439건 중 타 지역 거주자의 원정 매입은 8955건으로 24.5%를 차지해 역대 최고 비중을 기록했다. 작년 서울에서 매매된 아파트 4채 중 1채는 다른 지역 거주자의 원정 매입이란 얘기다.
서울에서 수요가 많다는 말이지만, 결과적으로 전국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고금리 기조와 주택경기 침체, 고분양가 등이 더해지면서 지역에선 청약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총선을 하루 앞두고 여야가 부동산 공약을 쏟아냈지만, 쉽게 녹이지 못하는 듯하다.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여당과 주거 복지를 늘리겠다는 야당의 공약은 그 궤부터 달리하며, 이를 바라보는 시각차도 적지 않다. 여당은 GTX 등 광역교통망 추진, 다주택자 규제 완화, 신혼부부 대출규제 완화 등을 내놨고, 야당은 공공분양, 공공입대 공급, 출산주거지원금, 월세 지원, 신혼부부 대출 지원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지역을 위한 공약으로 접근해 보면, 여당에서는 수도권 집중에 의한 지방 공백을 다주택자로 채운다는 구상으로, 수도권 사람들이 지방에 집을 갖도록 장려한다는 방침이다. 주택 수에서 제외해 주고, 양도소득세 비과세, 보유세, 취·등록세 세제 특례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반면, 야당은 신혼부부에게 10년 만기 1억 대출을 해주고, 셋째를 낳으면 원리금 전액을 감면해 주겠다는 관련 대책을 내놨다.
수도권 인구 집중심화와 지방소멸 가속화가 전망됨에 있어 의식주 중 주를 담당하는 부동산은 미치는 영향이 크다. 냉랭해진 부동산 시장을 녹이고, 지역균형발전을 통한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서라도 지역을 위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훈희 기자 chh79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