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4월경 첫 선을 보인 중앙공원 내 솔숲정원 '맨발 걷기 길'. 이희택 기자. |
세종시와 시설관리공단은 지난해부터 시민사회에서 쏟아진 '맨발 걷기 길' 조성 요구를 반영, 8500만 원 예산을 들여 이 같은 계획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맨발 걷기의 효과가 곳곳에서 확인되면서 열풍이 불었으나, 시민들은 마땅한 장소가 없어 주로 학교 운동장과 야산을 이용해왔다.
조치원 오봉산과 종촌동 두무뜰 근린공원은 학교 운동장과 유사한 마사토 재질로 만들어졌고, 지난해 12월 새로 만든 금남면 비학산 맨발 길(225m)은 폭 1m의 황토 재질이나 정상부까지 성인 기준 45분 이상을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했다.
사실상 최초의 황토 맨발 길은 금남면 '금강자연휴양림' 내 자리잡고 있다. 폭 5m, 길이 400m에다 세족시설과 숲길이 잘 갖춰져 있어 인기 만점이다. 문제는 매번 방문할 때마다 입장료 1500원, 자가용 주차비 3000원을 지불해야 하는 요금 부담에 있다.
금강자연휴양림 내 황토 맨발 걷기 장 전경. 이희택 기자. |
세종예술고 맞은편 중앙공원 주차장에서 도보 3분, 호수공원 제1주차장에서 도보 5분, 나성동 비알티 정류장에서 도보 15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어 최적의 접근성을 갖췄다. 공단은 앞서 경주 황성공원 등 전국 5대 맨발 산책로를 찾아 벤치마킹 요소를 살폈다.
솔숲정원 어싱(Earthing) 길은 동서남북 접근이 가능한 총길이 550m로 빠르면 4월경 본모습을 드러낸다. 솔숲이 가져다주는 피톤치드로 힐링의 시간도 제공하고, 추가로 맥문동 또는 유실수(블루베리) 등을 식재해 볼거리도 갖춘다. 경관 조명 등도 있어 야간에 걷는 기쁨도 만끽할 수 있다.
재질은 마사토 80%와 황토 20% 혼합으로 적용하고, 황토볼(9.6m)과 지압(50m) 구간도 도입하고, 세족장도 기본으로 갖춘다.
이 같은 흐름에도 규모는 아쉬움을 주고 있다. 중앙공원이 미래 세종시 문화·관광의 명소이기에 그렇다. 시는 이번 정책에 대한 반응을 살펴본 뒤, 중앙공원 내 추가 조성에 나서기로 했다.
전국적으로는 전남 신안 증도 소금길이 1.5km 길이로 최장 규모를 자랑하고, 강원도 양양 쏠비치 호텔·리조트 맨발 공원(1.2km)과 경남 거제시 장승포 맨발걷기 길(1km)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세종시 인근에는 계족산 맨발 코스가 일찌감치 전국 명소로 자리잡았고, ▲제주 올레길 ▲속초 영금정 맨발 공원 ▲부산 태종대 유원지 산책로 ▲경주 황리단길 맨발공원 ▲안산 선부도 맨발걷기 체험장 ▲전주 한옥마을 맨발의 거리 등이 잘 알려진 곳들이다.
이와 관련, 지역사회에선 최근 3.6km 전 구간 조성을 끝내고 대국민 개방에 돌입한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내 전국 최장 규모의 맨발 걷기장을 조성하자는 아이디어도 올라오고 있다. 규모로 기네스북에 오른 정원인 데다 행정수도 위상을 갖춘 세종시의 새로운 명소가 될 수 있다는 뜻에서다.
한편, 맨발 걷기는 현대인의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 증진, 자세 교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으로, 주변 자연 환경과 어우러져 몸과 마음의 휴식을 주는 여가 시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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