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건설과 협력 관계에 있는 현장 근로자 70여 명이 12일 시청을 찾아 공사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이희택 기자. |
2024년 9월 첫 개교를 앞두고 지난해 10월 한차례 공사 중단 사태를 겪은 후 올 들어 3월 5일 다시금 공사 현장이 멈춰서면서, 생존권 문제에 직면했다.
시공사인 대보건설과 협력 관계에 있는 현장 근로자 70여 명은 12일 오전 보람동 시청 앞에서 공사 재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경기도 안 좋은데, 공사비 문제로 현장 공사가 중단돼 당장 생계가 막막하다.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하소연 했다.
근로자들의 문제 해결은 시행사인 LH와 대보건설 간 접점 찾기에 달렸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2월 23일 엄정희 차장을 중심으로 시행사인 LH와 현장 점검에 나섰으나 정상화 국면을 만들지 못했다.
대보건설 관계자는 "공사비가 약 750억 원인 이 현장에서 300억 원 이상의 손해가 예상된다. 회사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준을 넘어 차입까지 해가며 공사를 수행해왔다. 이제는 건설사들의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로 금융권 차입도 여의치 않다. 더 이상 공사를 하기 어렵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LH는 "(대보건설과) 계약 당시부터 일부 건물의 우선 준공, 순차 개교 공사 추진을 논의해왔고, 관련 비용은 계약 금액 조정으로 합의한 사항"이라며 "어려운 건설업계 상황을 고려, 공사 완료 전부터 실제 투입 비용을 제출받아 조속히 검토 완료할 예정이다. 물가 상승비는 지난해 12월 공사비에 이미 반영했다. 앞으로 계약 금액 조정에 적극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사태가 다시 불거진 후 1주일이 지났으나 양측의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은 상황.
이미 개교 시점 자체가 2학기로 미뤄진 상태에서 임대형 캠퍼스로 개교 예정인 한밭대 AI·ICT 계열 대학·대학원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KDI 국제정책대학원, 충남대 의대·대학원, 충북대 수의대·대학원의 정상 개교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는 다음 단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해 단독(분양형) 캠퍼스로 착공 예정인 공주대와 충남대 AI·ICT 계열 대학·대학원, 2026년 본격 진출 예정인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과 AI·ICT 관련 대학 기능 등의 개교까지 줄줄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많다.
수도권 대학을 넘어 해외 대학, 세종시립대, 세종국립대 등 다양한 기능을 유치하겠다는 전략도 일장춘몽에 그칠 공산을 엿보인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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