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산하기관 면면. |
차관급 고위직 출신인 이춘희 전 시장부터 최민호 시장까지 외부 인사 영입은 늘 갑론을박의 대상이 됐던 게 사실이다. 이번엔 퇴직 공직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 곱잖은 시선을 확대하고 있다.
8일 시에 따르면 세종도시교통공사와 세종인재평생교육진흥원은 충남도, 시설관리공단과 로컬푸드(주)는 행정안전부, 문화관광재단은 문화체육관광부, 신용보증재단은 국무총리실, 일자리경제진흥원은 세종시, 감사위원장은 충남경찰청, 사회서비스원은 대전시 퇴직 인사로 각각 채워졌다. 연령대도 모두 60대다.
퇴직자 위주 기용은 물론, 최 시장의 과거 공직 터전인 '충남도와 행정안전부' 인사가 3명 이상을 차지하다 보니 뒷말이 무성하다.
최근에는 농업기술센터 신임 센터장으로 내부가 아닌 충남도 출신 인사를 계획 인사교류 차원으로 데려오면서, 내부 구성원들이 술렁이기도 했다.
김효숙 시의원이 6일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시의회 제공. |
앞으로는 현장 중심의 전문가 채용을 제언했다. 그래야 변화하는 행정 수요에 탄력 대응할 수 있다는 뜻이다. 퇴직 관료 역시 다양한 지역 인사와 유능한 젊은 층의 진출을 가로막는 처사라고 봤다.
더욱이 최근 갈등을 빚은 '문화관광재단 대표' 채용 과정의 문제점도 재차 꼬집었다. 광역 단위 15개 문화재단 중 9개 기관이 외부 전문가를 인선해 운영하고 있는 만큼, 기존의 관행을 과감히 깬 현장 중심의 자질을 갖춘 인사 채용을 다시 한번 주문했다. 내·외부 인사를 번갈아 기용해온 보건환경연구원은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김효숙 의원은 "사실상 올드보이로 구성된 산하기관장 면면이다. 이 같은 선택이 시민 눈높이에 맞는 소통의 걸림돌로 작용하진 않을지 걱정스럽다"며 "산하기관의 수장이 어떤 태도와 철학으로 조직을 끌어나갈지 지켜보는 시민들의 기대와 평가를 가벼이 여기지 마시고, 책임 있는 인사정책을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이를 두고 시 집행부에선 다른 관점으로 접근을 요청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최 시장이 충남도와 행안부 출신이어서 중용했다는 평가는 적절치 않다. 대부분 5년 안팎의 신설 기관이 많다 보니 조직 안정화 목적이 컸다"며 "시장 입장에서 선택지가 넓지 않았다. 이춘희 전 시장도 국토부 등 고시 출신 인사를 대거 기용하고 비서 라인에 회전문 인사를 했다는 비판에 직면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농업기술센터장은 외부(충남도) 인사 영입의 필요성을 안고 있었다. 내부 줄서기와 안주 문화가 있다는 진단이 있어 내부 인사가 정답이 아니란 판단을 했다"며 "센터를 떠나 대부분 산하기관의 단체장 자격기준에 명시된 4급 이상 경력(2년 이상)의 젊은 인사를 찾기도 쉽지 않다"고 귀띔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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