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일 보문산 마애불 퇴적물 묻은 채 '쓸쓸히'… 타향살이 불상도 되찾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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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일 보문산 마애불 퇴적물 묻은 채 '쓸쓸히'… 타향살이 불상도 되찾지 못해

바위에 새긴 마애여래좌상 퇴적물 오염
머리부터 발끝까지 선홍빛으로 물들어
보문산 약사여래좌상 공주 타향살이중

  • 승인 2024-02-15 17:52
  • 수정 2024-02-15 18:41
  • 신문게재 2024-02-16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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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일의 마애불인 보문산 마애여래좌상 얼굴에 퇴적물이 쌓여 오염돼 있다. 퇴적물이 쌓인 지 오래되었는지 바위가 선홍색과 검은빛으로 물들었다. (사진=임병안 기자)
<속보>=대전 보문산에 발견된 1000년 전 불상이 종적 없이 사라진 가운데 그나마 보존 중인 대전 유일 마애불도 퇴적물이 쌓여 훼손되고 있다. 보문산에서 발견되었으나 타 지역 박물관에 수장 중인 불상도 관심 부족으로 되찾지 못하는 실정으로, 보문산에 산재한 불교문화에 대한 조명이 요구된다. <중도일보 2월 15일자 1면 보도>

지역 향토문화계는 1933년 보문산에서 발견되었다가 지금은 존재가 확인되지 않는 1000년 전 불상을 되찾는 공개탐사를 시작하고, 세 가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제강점기 발굴되어 특정할 수 없는 시점에 일본으로 반출되었거나, 6·25때 파괴되거나 다시 매장됐을 가능성 그리고 상품처럼 거래돼 개인 소장품으로 감춰졌을 가능성이 그것이다. 1000년 전 고려 때 불상이 처음 발굴되었을 때도 불상에 가격을 짐작해 1만 원에 이를 것이라는 기사가 1933년 그해에 나오기도 했다. 다만, 불상이 발굴된 위치가 고려시대 큰 사찰이 소실된 자리라고 설명하는 내용도 있고, 조선중앙일보는 특이하게도 그 자리에서 고려장이 있었고, 무슨 보물이 있으리라 기대해 마을 사람들이 모여 채굴하던 중 발굴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보문산에 남은 불상마저 퇴적물이 계속 쌓이고 있음에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문산성에서 석교동 방향으로 하산 중에 만날 수 있는 고려 후기 마애여래좌상(높이 6m)은 11일 기자가 확인한 결과 퇴적물이 불상의 머리부터 귓불을 거쳐 옷 주름까지 진하게 묻어 있었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처럼 자연 암벽에 불상을 선각한 대전 유일의 마애불로서 대전시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으나 가까이에서 보면 선홍빛으로 보이는 퇴적물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철철 흐르는 것처럼 오염된 상태다. 낙엽 등의 퇴적물이 빗물을 타고 자연 암벽에 선각으로 새긴 불상을 덮는 현상이 오랫동안 진행된 것으로 관찰됐다.

보문산 약새여래좌상 수정
국립공주박물관이 소장 중인 보문산 석조약사여래좌상(사진 왼쪽)과 보문산에서 주민들이 관리하는 호동석불 모습. (사진=문화유산울림 제공·임병안 기자)
보문산에서 발견됐으나 원소재지에 보존하지 못해 타향살이 중인 불상도 있다. 12~13세기 제작된 것으로 여겨지는 석조약사여래좌상(높이 80㎝)은 1987년 중구 석교동 사찰 인근 보문산에서 발견됐으나 문화재청의 국고환수 결정을 거쳐 현재까지 공주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또 호동 석불은 조각 양식을 보건대 고려 때 불상으로 여겨지나 불두가 절단됐다가 후대에 새로 만들어 결합한 것으로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다. 이밖에 조성 시점을 알 수 없는 민불이 발견되는 등 보문산에서 불교문화를 상징하는 불상 출현이 지금도 잇따르고 있다.



안여종 대전문화유산울림 대표는 "대전 보문산은 불교 문화재가 곳곳에 있어 역사유적지국으로 지정된 경주 남산에 견줄 정도로 불상과 사찰이 많은 곳"이라며 "보문산에서 나온 불상을 되찾아 제자리에 복원하는 것부터 지금의 것도 제대로 보존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이야기를 발굴하면 소중한 문화자원이 될 수 있다"라고 당부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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