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산서 발견 1천년 불상 어디에… 향토문화계 공개탐사 전환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보문산서 발견 1천년 불상 어디에… 향토문화계 공개탐사 전환

1933년 보문산 흙 속에서 2.4m 불상 발견
머리 두건 두른 고려 때 1000년 전 추정
테미고개 전에 부처당이고개 지명 유래

  • 승인 2024-02-14 17:49
  • 수정 2024-02-14 18:15
  • 신문게재 2024-02-15 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京城日報1933년06월09일자
경성일보 1933년 6월 신문에 보문산에서 발견된 불상을 소개하고 있다. 1000년전 불상으로 추정되나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출처=국립중앙도서관 대한민국신문아카이브)
대전 보문산에서 발견된 1000년 전 고려 때 불상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일제강점기 동굴 7개가 발견된 보문산에서 향토문화계가 이번에는 머리에 두건을 두른 지장보살상을 찾는 탐사를 공개조사로 전환해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

보문산에 고려 때로 추정되는 지장보살 불상의 존재가 알려진 것은 1933년 일제강점기 때다. 보문산이 있는 부사동에서 산을 파던 중 흙 속에서 미륵불좌상이 발견된 것이다. 높이는 8척(242㎝)이요 폭은 4척(121㎝)이라 성인 두 명이 껴안아도 손이 닿지 않을 정도로 컸고, 어른 키 높이를 훌쩍 넘는 장신의 석상이었다.

특히, 보존상태가 완전하고 머리에 두건을 두르고 얼굴의 상호 형태가 동자상같이 보이기도 했다. 1933년 6월 10일자 조선중앙일보는 대전읍 보문산에서 큰 석불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서 발견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김갑순 씨 소유 산을 절토하는 중 미륵불좌상이 발견되었고, 조사한 결과 1000년 전의 고려시대 불상으로 관측됐다"고 타전했다. 불상이 발견됐다는 소식은 경성일보를 비롯해 당시 발행된 신문에 여러 날에 걸쳐 보도됐을 정도로 화제였고, 불상을 보려는 방문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KakaoTalk_20240214_164533752
고 송백헌 교수의 기록에 남은 보문산 불상 모습. (출처=대전시사편찬위원회)
보문산 미륵불좌상은 근대까지 보문산을 지켰던 것으로 보이는데, 테미고개라는 지명이 붙기 전에는 석불이 있다해서 부처당이고개로 불렸을 정도다.



고 송백헌(1935~2021) 충남대 명예교수는 대전시시사편찬위원회 '대전의 옛 이야기' 편에 불상을 소개하며 "테미고개로 잘못 알려진 부처당이고개는"이라고 글을 시작했다. 송 교수는 글에서 "갑부 김갑순이 집을 짓기 위해 터를 파다가 그 땅속에서 부처가 나와 그곳에다 절을 세우고 절 이름을 천복사라 하였고 불상을 모셨다"라고 설명하고 "6·25전쟁 때는 전사자를 모시고 성황당과 불상이 있어 부처당이고개, 부처당이 마을이라고 불렸다"고 설명했다.

보문산에는 지금도 산성 아래에 높이 6m, 폭 6m 크기로 바위에 새겨진 대전시유형문화재의 '보문산 마애여래좌상'이 있고, 호동 주민들의 안녕을 지켜준다는 제작년도 미상의 '호동불상'이 남아 있다. 또 사람들의 병을 치료해주는 부처의 약사여래좌상도 보문산에서 발견되어 공주박물관에 보존 중이다.

이상근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은 "사진을 보았을 때는 머리에 두건(천관)을 두른 동자상으로도 보인다"라며 "두건을 두른 석상은 국내에서는 아직 보고된 게 없는 것으로 알고, 우리의 것이 반출되어 일본 규슈박물관이 소장 중인 지장보살 유희좌상이 두건을 두른 유일하다 싶을 정도로 귀한 불상"이라고 설명했다.

KakaoTalk_20240214_172421653_edited
안여종 대전문화유산울림 대표가 14일 중구 석교동 남상호 씨의 안내를 받아 보문산에서 불상을 찾는 탐사를 벌였다.  (사진=임병안 기자)
문헌에서만 확인되는 불상의 실체를 찾아 연구한 대전문화유산울림 안여종 대표는 14일 마을 원로의 안내를 받아 보문산을 한 차례 더 탐사한 뒤 지역 내 탐문만으로는 미륵불좌상을 찾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안 대표는 "보문산의 역사적 가치를 새롭게 증명할 중요한 문화재"라며 "공개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알려서라도 불상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2.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3.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