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희망 고교 유형별 사교육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5일 진행된 기자회견 모습. 강득구 의원실 제공 |
조사 결과 월 150만 원 이상 고액의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중학교 3학년 학생의 진로 희망 고등학교를 분석한 결과 과학고가 42.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영재학교 25%, 외고·국제고 19.5%, 자사고 15.7% 순이며 일반고 진학 희망 학생 중 월 150만 원 이상을 쓰는 학생은 응답자 중 7.2%에 그쳤다.
이 같은 차이는 실제 고등학교 진학에도 큰 차이를 보였다. 일반고에 다니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 중 월 150만 원 이상을 쓰는 학생은 7.1%에 불과한 반면 영재학교 학생은 43.8%로 일반고보다 6배 이상 많았다. 과학고는 38%가량, 자사고는 28%가량, 외고·국제고는 21%가량 학생이 월 150만 원 이상 사교육비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득구 의원은 "현재 고교 체제로 인해 중학생들이 얼마나 사교육에 내몰리고 있는지 잘 나타내 준다"며 "다양한 학교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고교체계가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기고 선택 기회도 사교육 접근성이 높은 아이들에게만 담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희망 고교 유형별 사교육 종료 시간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다. 오후 10시가 넘는 시간까지 사교육을 받는 학생 중 일반고 학생은 20.5%로 5명 중 1명만 늦은 시간까지 사교육을 받는 데 반해 과학고는 57.1%로 2명 중 1명꼴로 오후 10시 넘게 사교육을 받았다. 영재학교 역시 50%, 자사고 41.4%, 외고·국제고 17.1%다.
이렇게 고등학생이 된 1학년 학생들에게 중3 당시 고교 진학을 준비하며 받은 스트레스에 대해 질의하자 영재고 학생 60.3%, 과학고 51.2%, 외고·국제고 47.4%, 자사고 43.7% 학생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답했다. 일반고 진학 학생은 34.1%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고1 학생들에게 주말인 일요일 사교육을 받는지 물은 결과 영재학교 학생 96.%, 과학고 91.5%, 외고·국제고 89.4%, 자사고 87.3%, 일반고 75.9%가 '그렇다'고 답했다.
과학고, 자사고, 외고·국제고, 영재학교 학생들은 현재 재학 중인 학교의 만족 요인에 대해 '대학 진학에 유리함'을 꼽았다. 반면 일반고는 통학거리 등 기타요인이 48.8%로 가장 많이 응답했다.
이처럼 고액의 사교육을 통해 고교서열화가 이뤄지는 데 대해 교사들은 65.7%가 '서열화된 현 고교체제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학교 유형별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일반고 교사는 73.5%, 중학교 교사 69.3%, 영재학교·과학교 교사 58%, 외고·국제고 교사 50.6%, 자사고 교사 38.5% 순으로 차이를 보였다.
교사들은 '고교 서열에 따른 대입 결과 격차'에 대해 95.5%가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며 '우수 학생의 특정학교 쏠림 현상으로 인한 일반고 황폐화 문제'에 대해 94.8%가 동의했다.
신소영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팀장은 "대입 격차가 지속될 경우 일반고 황폐화는 가속화되고 입시 만능주의는 더 팽배해질 수 있다"며 "현장 교사들만큼 교육당국이 상황의 심각성을 엄중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득구 의원은 "교육부는 현 상황을 더이상 방치하지 말고 특단의 교육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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