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세종의 2석(세종갑, 세종을) 모두 지난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내줘 기반이 취약하다. 윤석열 대통령도 2022년 3월 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7.7% 졌다. 지난 2002년 지방선거에선 유일하게 세종시장을 3수 끝에 찾아왔지만, 시의원은 13대 7로 참패했다. 민주당의 세포 조직은 건재하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세종의사당 등 큰 이슈로 민심을 돌릴 작정였으나, 여론의 추이는 아직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여야 모두가 만들어낸 성과물이고, 어찌 보면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작품인 세종시 건설의 로드맵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이 과실을 가져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시당위원장 체제가 공고하지 못하고 세종갑과 세종을 당협위원장 위상도 흔들린다. 두 지역에 나온 후보들이 '당협위원장=공천' 공식을 비웃은 지 오래고, 전략공천 논란에 휩싸여 당심이 모이지 않는다. 실제 21대 총선 당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을 전략공천 했으나 토박이 강준현 의원(민주당, 옛 연기군 금남면 출신)에 참패했다. 세종갑 역시 지역 기반이 취약한 바른미래당 출신의 김중로 의원(비례대표)을 내세웠다가 정치 초년생인 홍성국 의원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세종갑은 류제화 변호사가 당협위원장이지만, 예비후보들이 경선을 주장하며 경합 중이다. 세종을은 아예 인재영입의 유니폼을 입고 이기순 전 여가부 차관이 내려왔다.
최 시장 측은 두 석 중 최소 1석이라도 가져와야 대통령실과 세종의사당 국회 입법 및 집행과정의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어 금배지가 절실히 필요하다. 특히 농촌 지역과 원도심 조치원을 끼고 있는 세종을은 한 번 해 볼만하다는 게 현실이다.
인재영입으로 내려온 이기순 전 여가부 차관도 그러한 이점을 들어 세종을을 지역구로 선택했다. 최민호 시정의 첫 경제부시장인 이준배 후보도 그러한 점 때문에 지난해 5월 부시장직을 내려놓고 민심을 얻으려 전력투구하는 모양새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세종시장 후보로 나섰던 송아영 예비후보는 그 후 절치부심 끝에 세종시당 위원장과 당협위원장을 꿰차며 자신의 고향인 조치원을 중심으로 표밭을 다지느라 애를 쓰는 모습이다.
조관식, 오승균 예비후보들도 토박이론을 내세우며 경합 중이다. 조치원토박이와 세종 토박이론간 불꽃 경쟁에 이제는 '세종의 며느리'(이기순 전 차관)가 가세해 이곳의 혼탁도는 극에 달한다. 누구는 윤핵관이 밀고, 누구는 최 시장의 '후원'을 받고 있다며 서운함을 노골적으로 펴고 있다.
이 선거구에서도 '초이'와 '비(非)초이'로 나뉘어 계파 싸움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초이는 최 시장의 영어 이니셜이다. 최 시장 측은 "행정부의 수장인 시장이 특정 예비 후보를 지원할 수 없다"며 "시장의 이름을 팔아 선거 마케팅을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세종=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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