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법원 미로같은 통로 시민불편 우려… "시민편의 우선돼야" 목소리

조정실 위해 대전법원 1층 리모델링중
시민 이용 통로 법관 등 전용공간 전환
대안 통로 좁고 여러차례 구부러져 불편
"시민 더 불편해지고 소외되지 않아야"

대전 법원청사 1층에 리모델링을 진행 중으로 법원을 찾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통로가 불편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법원 청사 여러 층에 분산된 조정실을 한 층에 모으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이용하는 1층 기존 통로가 폐쇄되고 좁고 굽은 복도를 이용하게 될 전망으로 시민불편이 예상된다. 법원 1층에서 길을 헤매지 않도록 동선을 짧게 하고 통로를 확대해 시민을 위한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11일 대전법조계에 따르면 대전 고등법원과 지방법원이 함께 사용하는 법원청사는 최근 조정실 재배치 사업을 통해 1층에서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다. 2~4층에 분산된 조정실 16개를 1층으로 모으고, 전담변호사의 사무실을 마련한다. 이때 법관과 법원 직원들이 조정실에 원만히 오갈 수 있도록 전용 통로를 개설할 예정으로, 지금 시민들이 현관에서 법정 계단 초입까지 걸어서 이동하는 통로가 폐쇄된다. 대신, 지금 이용 중인 통로 맞은편 경매법정 앞 그동안 직원들이 사용한 전용통로를 시민 이용 통로로 개방할 예정이다. 법원 1층 정문에서 입장한 시민과 변호사는 법정에 올라가는 계단까지 새롭게 개방된 왼쪽의 통로를 이용하도록 한다는 게 법원의 입장이다. 그러나 새롭게 개방될 통로가 지금 이용하는 복도보다 다소 좁고 여러 차례 방향을 바꾸는 구부러진 형태로 불편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자가 직접 걸어보니 방호 담당관이 있는 지점에서 22걸음 걸어 오른쪽으로 90도 꺾고, 10걸을 이동해 다시 오른쪽으로 꺾은 후 19걸음 걸어 왼쪽으로 한 번 더 방향을 틀어서야 법정에 오르는 계단이 보였다. 현재 사용 중인 통로는 17걸음 걸어 왼쪽으로 한 차례 꺾어 13걸음 떼는 것으로 법정 계단을 마주할 수 있다. 지금도 통로가 통행 규모에 비해 좁고 복잡해 부딪힘 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맞은 편에 이보다 여러 차례 방향을 꺾고 다소 좁은 통로가 주된 이동 경로가 되었을 때는 시민 편익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결과가 예상된다.

지역 변호사들은 법원 남측 현관부터 북측의 출입구까지 개방돼 하나의 공간이던 것을 수년 전에 중앙엘리베이터에 가림막의 가벽을 세우고 출입을 통제하면서 법원을 찾는 시민들의 동선이 지금처럼 복잡해졌다고 설명했다.

대전변호사회 한 변호사는 "법원 1층 현관에 입장했을 때 법정 가는 길이 한눈에 들어와야 하는데 지금은 중앙에 있는 엘리베이터 가벽에 막히고 통제돼 시민들은 횡단하지 못해 법정까지 돌아서 가고 있다"라며 "법원이 시설을 개선할 때 시민 편의를 먼저 생각하고 오히려 시민이 더 불편해지고 소외되는 일은 없도록 대안을 충분히 세웠을 때 기존 통로를 폐쇄하는 게 마땅하다"고 제안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