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9일 오후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2024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자체평가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는 평가 방식과 평가 주안점, 주요 제도 변경사항 등을 설명하는 자리로, 부처와 전문기관 R&D사업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과기정통부는 '연구성과평가법'에 따른 R&D 수행 전주기 단계별 성과평가 체계 중 연구 수행 단계서 실시되는 중간평가를 2024년부터 상대평가 방식으로 변경한다. 부처 자체평가를 통한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사업 간 긍정적 경쟁 유발과 변별력 제고를 위해 상대평가를 실시한다는 설명이다.
평가 결과 우수나 적절이 나오면 증액을 검토하고 미흡이나 부적절이 나오면 예산 삭감을 원칙으로 한다. 하위 20% 사업은 부처가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해 이 재원을 우수사업 등으로 재투자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평가는 사업 특성에 따라 일반과 시설장비 2개 유형으로 구분해 평가한다. 일반 사업은 추진과정·성과·환류 계획에 각각 배점을 매긴다. '추진과정'은 20~40점 배점 범위로 예산이 계획대로 집행됐는지, 과제 구성이 사업목표에 부합하는지, 사업 추진상의 위험요인 관리가 이뤄졌는지 등 다섯 가지 중 2~4개를 자율적으로 설정해 평가한다. '성과'는 50~70점 범위로 계획된 성과 목표별 성과를 우수성과 핵심성, 전략계획 적절성·대표성과 설정 여부 등으로 평가한다. 성과의 우수성과 핵심성에 대한 정성평가를 실시하며 이 과정서 객관적이고 심층적으로 분석한 성과자료를 평가위원에게 제공해 올바른 평가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시설장비는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됐는지, 사업추진 실태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해 사업 개선에 활용했는지 등을 따진다.
평가 일정 3월까지 부처별 평가 후 4월부터 5월까지 상위점검을 통해 적절성을 점검하고 5월 17일 부처에 최종 평가 결과를 통보한다.
이 같은 평가방식 변화 예고에 연구현장은 탐탁지 않은 반응이다. 2024년 R&D 예산이 대폭 삭감된 데 이어 연구자들을 줄 세우기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상대평가가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지적하며 과기정통부의 힘만 키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과기연전) 관계자는 "달리기하는 사람과 높이뛰기하는 사람을 어떻게 같이 놓고 평가하겠냐"며 "현장 이야기는 수렴하지 않고 대통령이 한마디 하면 형식만 갖추려는 것 같다. 이런 의미 없는 내용 때문에 연구현장이 더 분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구자들이 자율성 보장해 달라고 하는데 이런 잣대를 들이대면 과기정통부의 힘이 세질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의 말이 연구자들을 줄 세우기하는 명분이 돼 과기정통부의 힘이 더 세지는 방식을 택한 것이고 거기 얹어 영향력과 통제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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