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0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내년도 예산안 규모와 내용에 최종 합의했다. 여야 원내대표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는 이날 오후 회동해 21일 오전 10시에 본회의를 열어 2024년도 예산안과 세입예산안 부수 법률안을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여야는 국회 예산 심의로 정부안 대비 4조2000억원을 감액하며 국가채무와 국채 발행 규모는 정부안보다 늘리지 않기로 했다.
R&D 예산은 현장 연구자의 고용불안을 해소하고 차세대 원천기술 연구 보강, 최신·고성능 연구 장비 지원 등을 위해 6000억원을 순증하기로 했다. R&D 예산 증액에 여야가 합의하면서 대전시로선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대덕연구개발특구와 벤처기업이 집적돼있는 대전은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과학수도라고 치켜세웠을 정도로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R&D 메카다. 당초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됐을 당시 R&D 예산안은 지난해보다 무려 5조 2000억 원 가량 삭감(16.6%)되며 지역경제에 직간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됐다. 하지만 R&D 예산안이 소폭이나마 증액되면서 이런 걱정을 다소 덜게 된 것이다.
여야는 이와 함께 새만금 관련 예산은 입주기업의 원활한 경영활동과 민간투자 유치를 지원할 수 있는 사업으로 3000억원을 증액할 방침이다.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을 위한 예산 3000억원도 반영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본예산보다 2.8% 늘어난 총지출 656조 9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 지난 9월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사업별 증·감액 규모를 합산하면 내년도 예산안의 총지출 규모는 정부 원안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 송언석 의원은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총지출 규모에서 4조2000억원을 감액하고 증액은 개별사업을 다 반영해서 가급적 4조2000억원 가까이 증액할 텐데 증액이 안 되면 일부 줄어들 수 있다"며 "계수를 맞추고 난 이후에 아마 숫자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내년도 국가 예산이 국민 삶과 대한민국 미래에 있어 매우 중요한 예산이었기 때문에 상당한 노력과 협의가 진행되면서 불가피하게 일정이 지연됐다"며 "야당 입장에서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지만 양당이 최선의 협상을 했단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내년도 예산안은 법정 시한(12월 2일)을 19일 넘겨 국회에서 통과되게 됐다. 국회 선진화법 시행 이후 최장기간이 걸린 지난해(12월 24일)보다는 사흘 이르지만, 올해도 3주 가까운 '지각 처리'의 불명예 기록을 남기게 됐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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