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월 15일 대전 중구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
전·현직 당 대표가 사법적 판단을 받아야 하는 처지고 대전의 출마 예정자들도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민주당은 공식 대응을 자제한 채 민심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을 받아온 송영길 전 대표는 12월 18일 구속됐다. 이재명 대표가 대장동 사건 등으로 여러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송영길 전 대표가 구속되면서 당내 분위기는 무겁다. 송영길 전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신분이지만, '돈 봉투 수수'에 얽힌 민주당 현역의원이 존재해 사건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대전 정가가 이 사건에 관심을 두는 이유도 대전 인사들이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앞서 검찰은 재판에서 돈 봉투 수수 의혹을 받는 의원들의 전체 명단을 공개했다. 법정 화면에 띄운 명단 중 대전에선 황운하(중구), 박영순(대덕구) 의원이 올랐다. 자금 전달책으로 의심받는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은 이미 재판받는 중이다. 두 의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대응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시선은 검찰의 칼끝이 누굴 겨눌지에 쏠려있다. 정치권에선 송영길 전 대표가 구속된 만큼 검찰이 빠른 수사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의원 선거를 3개월여 앞두고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다면 당의 도덕성이 타격을 입고 지지층도 흔들릴 수 있다. 이미 황운하 의원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다. 황 의원은 자신에 대한 정치 탄압을 주장하며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대전 유성구을 출마를 준비하던 이경 전 상근부대변인은 보복 운전 혐의로 1심서 벌금형을 받았다. "경찰, 검찰, 재판 과정에서 억울한 부분이 있다"며 항소했지만, 당장 여권이 공세를 취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논평을 내 "총선 출마를 포기하고 자숙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이경 전 부대변인은 당직 사퇴 의사는 밝혔으나, 총선 행보와 관련해선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경 전 부대변인이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검증을 통과할지도 관심이다.
한편 송영길 전 대표 구속과 관련해 민주당 공식 입장 발표는 없었다. 다만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1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송 전 대표는 이미 탈당해 개인의 몸이라 민주당의 공식 입장은 없다"며 "기소가 돼서 곧 재판에 들어갈 텐데, 사안들에 대해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한 당 차원의 조사에 대해선 "의혹만으로 의원들을 데려다가 어떻게 조사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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