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내년 총선서 호남 의석 넘어서나

선거구획정위, 획정안 국회의장에게 제출
충청권 28석 유지 천안 갑을병 경계조정
전북 1석↓ 획정위案 확정되면 충청>호남
여야 선거구획정 나몰라라 정치신인 분통

연합뉴스

내년 22대 총선에서 충청권 국회의원 의석은 현재 28석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함께 전북 국회의원 의석 1석 감소가 논의되고 있어 충청권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호남의석을 넘어설지 촉각이다.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는 5일 내년 총선 선거구획정안을 국회의장에게 제출했다.

이번 안은 253개 지역구 수 범위 내에서 13만 6600명 이상 27만 3200명 이하의 인구 범위를 적용해 마련됐다.

이에 따르면 충청권은 대전 7석, 세종 2석, 충남 11석, 충북 8석 등 28석이 변함 없다.

다만, 천안 갑구, 을구, 병구 등 3개 지역구 선거구 경계만 일부 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이날 획정위 안에서 전북 지역구 의석이 1석 줄여 국회의장에게 제출했다는 점이다.

정읍시고창군, 남원시임실군순창군, 김제시부안군, 완주군진안군무주군장수군은 정읍시순창군고창군부안군, 남원시진안군무주군장수군, 김제시완주군임실군으로 합쳐지는 것이다.

획정위 안이 그대로 확정되면 전북 지역구 의석은 10석에서 9석으로 줄어든다. 광주와 전남 지역구 의석은 획정위안에서 변동이 없다.

앞서 충청권은 3년 전 21대 총선에서 단일 지역구이던 세종시가 갑구와 을구로 분구되면서 27석에서 28석으로 현재 호남과 처음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날 획정위 안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헌정사상 처음으로 충청권 의석이 호남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국회의장에게 제출된 획정위안은 여야 의원들이 참여하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논의를 거쳐야 한다.

이의가 있을 경우 정개특위는 한 차례 획정위에 재획정을 요구할 수 있다.

이런 절차를 거쳐 획정안이 반영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돼야 비로소 선거구 획정 작업이 마무리된다.

지역구 의석을 놓고 충청 등 각 지역간 치열한 정치력 싸움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직 충청, 호남 등 의석을 예단할 순 없지만, 최근 인구 증감 추이를 감안 하면 획정위 안이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아직도 선거구 획정에 팔짱을 끼고 있어 정치 신인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12일부터 제22대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지만, 이른바 '선수'들이 뛸 '링'이 결정되지 않은 것인데 내년 총선도 과거처럼 '깜깜이 선거'가 되풀이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국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가 마련한 선거구 획정안을 토대로 선거일 1년 전까지 국회의원 지역구를 확정토록 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지난 4월 10일까지 선거구 획정 작업을 끝냈어야 하는 데 여야 의원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 내용과 특검·국정조사 도입 여부를 둘러싸고 격렬하게 대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역 '배지'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암묵적 담합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