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시도지사 4명이 지난달 13일 충청권 메가시티 합동추진단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전시 제공 |
얼마 전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 간 인구이동과 지역경제' 보고서엔 근거가 나와 있다.
이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50.6%)이 수도권에 모여 살고 있다.
한국의 수도권 비중은 2020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6개 나라 가운데 가장 크다.
경제 문화 의료 등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2015년과 2021년의 수도권·비수도권 상황을 비교하면 월평균 실질임금 격차는 34만에서 53만원으로 벌어졌고 고용률 차이도 3.8%p에서 6.7%p로 커졌다. 1만명당 문화예술활동(0.77→0.86건)과 1천명당 의사 수(0.31→0.45명) 불균형도 심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해법으로 수백만 명 이상이 동일 경제권과 생활권을 이루는 메가시티를 주목한다.
비수도권 경제력 규모를 키워 거대 수도권에 대항해야 한다는 것이 이런 주장의 기저에 깔려 있다.
정치권도 같은 생각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지난달 6일 국회 최고위원회에서 "비수도권에서도 주민들이 뜻을 모아 지역별 거점 역할을 하는 메가시티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오면,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가 서울'에 대한 야당 공격이 계속되자 지방 메가시티도 병행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도 홍익표 원내대표도 이튿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한민국을 '5극 3특' 체제 초광역 메가시티로 발전시키는 것이 미래 비전"이라고 받았다. '5극 3특' 체제는 이재명 대표의 지난 대선 공약이다.
정치권에서 메가시티 논의에 불이 붙고 있는 셈인데 이 사안이 4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충청권 총선의 핵심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여야 중 보다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메가시티 공약을 내거는 쪽으로 전통적 스윙보터인 지역표심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질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득시무태(得時無怠),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함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충청권은 이런 기회를 놓치지 말고 내년 총선에서 메가시티 구체화를 위한 공약 제시를 여야에 촉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전 세종 충남 충북 4개 시도는 내년 지방정부연합 출범을 시작으로 최종적으로는 '충청특별자치도지사' 식으로 단일 단체장을 뽑아 통합 메가시티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공론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논산금산계룡)은 조만간 국회에서 충청 메가시티 출범을 위한 공청회를 열 계획이며 21대 국회 내에 (가칭)충청특별자치도특별법 제출을 저울질 중이다.
빠르면 2028년 지방선거에서 560만 충청권의 단일 단체장을 선출토록 한다는 것이 김 의원 생각이다.
충청 메가시티가 완성될 경우 세종시와 시너지를 극대화, 충청권이 진정한 지방시대 실현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난달 29일 대전시청에서 조경태 국민의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장을 만나 "과학수도와 행정수도를 품은 '메가 충청'이 가장 진전하고 있다"며 이런 기대감을 표출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