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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를 일주일밖에 안 남긴 가운데 정국 뇌관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전선이 첨예해지면서 회기 내 처리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다.
예산안 협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한 층 커진 셈인데 막판 날림 심사와 쪽지 예산 등 국회 고질병을 감안할 때 지역 핵심 현안 추진을 위한 실탄확보에 자칫 차질이 생기는 건 아닌지 우려가 크다.
여야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의 처리를 놓고도 여야는 힘겨루기가 여전하다.
국회법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달 30일까지 예산안 심사를 마치고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를 최종 의결토록 하고 있지만 여야는 올해도 이를 지키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정부 예산안 원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 상태다.
예결위는 지난달 13일부터 예산안 조정소위를 가동, 657조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심사해 왔지만, 쟁점 예산을 둘러싼 견해차가 커서 일부 감액 심사를 마쳤을 뿐 증액 심사는 손도 대지 못했다.
이후 예결위원장 및 여야 간사로 이뤄진 이른바 '소(小)소위'에서 심사를 이어 갔지만, R&D(연구·개발) 예산과 권력기관 특수활동비, 원전 및 재생에너지 예산, 새만금 사업 관련 예산 등을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등을 조사하기 위한 특별검사 도입안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도입안 등 속칭 '쌍특검법'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국정조사 계획안을 둘러싸고도 일촉즉발이다.
민주당은 단독 처리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며 국민의힘은 다수 야당의 '폭주'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맞불을 놓고 있다.
얼어붙은 정국 속에 정기국회가 끝난 뒤 곧바로 12월 임시국회가 소집된다고 해도 예산안 협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으로선 부담이다.
정치권이 정쟁에 몰두할수록 예산안 처리는 뒷전으로 밀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정기국회를 넘어 연말로 갈수록 국민적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 여야는 원내지도부 등 극소수가 참여하는 '밀실 심사'에서 예산안 타결에 나서기 일쑤다.
제대로 된 예산안 심사는 고사하고 일부 실세 의원들의 총선 앞 지역구를 챙기려는 '쌈짓돈'으로 내년도 예산안이 전락하는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는 것이다.
충청 현안 예산이 자칫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예산안 타결 막판까지 지역 민관정의 전력투구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한편, 대전은 도심융합특구 실시계획 예산(신규 5억원), 웹툰 IP 첨단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위한 기본·실시설계 예산(신규 15억원), 세종시는 세종의사당 부지매입비 350→700억원 증액, 대통령 제2집무실 설계비 10→32억원 증액 등이 발등의 불이다.
충남 역시 가로림만 국가해양공원조성(123억원), TBN 교통방송 설립(48.8억원), 충북의 경우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설 인공지능(AI) 바이오 영재학교 신설 110억원 증액, 다목적방사광가속기 구축 220억원 증액 등이 필요하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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