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신 중구청장. |
현직 국회의원이 1심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청장은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장 내년 4·10 국회의원 선거에서 중구청장 재선거도 치르게 되면서 중구 선거판이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중구 정가는 29·30일 이틀간 격랑을 맞았다. 29일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1심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국민의힘 소속인 김광신 중구청장이 30일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을 확정받았다. 현직 국회의원과 구청장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됐다.
일단 중구청장 재선거라는 변수가 생겼다. 여야 모두 재선거 가능성을 고려해왔지만, 실제 당선무효형이 확정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재선거가 이번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패키지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목표만 설정됐을뿐 총선을 포함한 선거 전략 전반을 손봐야 할 처지다.
일단 국민의힘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가 실현됐다. 재선거를 유발했다는 책임론에 직면할 뿐만 아니라 자당 기초단체장의 측면 지원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반대로 재선거가 열리면서 구청장은 지키고 국회의원은 뺏어야 하는 이중 전선에 맞닥뜨렸다.
시선은 중구 당협위원장인 이은권 시당위원장에게 쏠린다. 자신의 총선 가도에 예정에 없던 구청장 재선거를 어떻게 치를지가 관심이다. 그동안 함구령을 내려 주변의 동요를 막았다지만, 앞으론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직면할 수 있다. 결국 '플랜B'를 내놓아야 하는데, 남은 시간은 빠듯하기만 하다.
기회를 엿보던 주자들은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태세다. 당 일각에선 구청장 후보는 무공천해 측면 지원하고 총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국회의원. |
교통정리가 끝나지 않은 측면도 있다. 당장 박용갑 전 중구청장은 '룰'대로만 경선을 치러달라며 경선 준비가 한창이다. 구청장 재선거가 열리면서 후보들이 분산될 수 있으나, 아직 지켜볼 일이다. 이 과정에서 국회의원과 구청장 후보가 연합하는 합종연횡이 이뤄질 수도 있다. 변수가 크다 보니 중구를 아예 전략지구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민주당 모 인사는 "구청장 재선거가 열린 것은 우리로선 기회이지만, 그만큼 부담도 만만치 않다"며 "뭣보다 사법 리스크를 끊지 못했고 후보들이 난립해 교통정리가 우선이다. 여당보다 긴밀하고 빠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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