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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에는 여당 소속 의원 9명 중 66.7%인 무려 6명이 3선 이상 중진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총선에서 주요 물갈이 타깃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전통적 캐스팅보터 지역인 탓에 인지도가 높은 현역을 빼면 자칫 지역구가 야권으로 넘어갈 위험성이 크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아 이들에 대한 중용론도 만만치 않다.
당무감사위는 전날 204곳의 당협위원회를 감사한 결과 22.5%인 46명의 당협위원장 활동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하고 이들에 대한 컷오프를 당에 권고했다. 앞서 혁신위원회는 현역 의원 하위 20% 공천 배제를 당에 요구했고, 총선기획단도 현역 의원의 최소 20% 이상 공천 배제를 적용하기로 한 바 있다.
조만간 출범할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최종 컷오프 기준을 결정하겠지만, 당내에서는 현역의원 40%가량이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충청권 현역 배지들이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민의힘 의원 112명 중 충청권 의원은 충남 5명, 충북 4명 등 모두 9명이다. 대전과 세종에는 여당 소속 의원이 없다.
당무감사 결과 하위권 명단 공개가 없었기 때문에 물갈이 대상에 충청권 '배지'들이 포함될는지는 현시점에서 예측이 불가능하다.
지지기반이 탄탄해 특정의원을 배제하고 새 인물을 투입해도 야당에 비해 경쟁력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영남권에 물갈이 타깃이 집중되고 충청권은 여기서 비켜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총선 때마다 여야는 저마다 '혁신'을 강조해왔고, 그 일환으로 언제나 다선 의원들을 물갈이 대상으로 분류해 왔기 때문이다.
22대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당 쇄신기구로 띄워진 인요한 혁신위 역시 중진들의 '희생'을 요구하며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등을 권유하고 있기도 하다.
충청권에선 5선 2명, 4선 2명, 3선 2명 등 중진이 6명이나 된다. 여당 안팎에선 현역 컷오프 대상자 선정에 지역별 안배까지 거론하고 있다는 후문도 있다. 충청권 중진 중 일부는 이번 칼바람을 피하긴 힘든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물론 다른 시각도 있다. 금강벨트의 특수성 때문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영남과 호남에서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충청권은 선거 때마다 특정 정당 지지가 아닌 전략적 투표를 해온 스윙보터 지역이다.
이 때문에 5%p 이내 때론 1~2%p 초박빙 승부가 펼쳐지는 지역구가 즐비하다. 이런 가운데 오랜 기간 지역구를 지켜 온 여당 중진을 뺄 경우 자칫 야권에 의석을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국회 다수당 달성이 '발등의 불'인 여당 입장에선 물갈이 명목으로 '필승카드'를 빼기엔 부담이 클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은 것이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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