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점자 체계는 조선훈맹 점자로, 1894년 평양에서 시각장애인 교육을 시작한 미국인 선교사 홀 여사가 뉴욕식 점자를 바탕으로 해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점자는 세로 2줄, 가로 2줄씩 4점으로 만들어져 세계적으로 공인된 브라이유 6점식 점자체계와 맞지 않아 개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습니다.
1913년 조선총독부에 의해 설립된 지금의 서울맹학교인 제생원 맹아부의 초대 교사인 송암 박두성 선생님께서 제생원 학생 및 일반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브라이유식 한글점자 연구를 시작하여 1921년에 가로 2점, 세로 3점의 6점식 한글 점자를 내놓게 되었고, 수 차례의 수정, 보완을 거쳐 1926년 11월 4일 훈맹정음이란 이름으로 한국어 점자를 발표하였습니다.
1996년에 문화관광부는 한글 점자에 관한 '한국점자규정'을 제정하여 표준한국점자를 고시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1998년 문화관광부는 <한국점자규정집>을 발간하였고, 2006년과 2009년 개정 '한국점자규정'을 고시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정부는 훈맹정음을 창안한 송암 박두성 선생님의 공적을 기려 1997년에 은관문화훈장을 추서하였고, 문화재청은 2020년 12월 4일에 훈맹정음의 제작 및 보급 유물과 점자표 및 해설 원고 등의 2종류를 문화재로 등록하였습니다.
11월 4일은 송암 박두성 선생님께서 '훈맹정음'이라는 한글점자를 반포한 날로 올해는 97 돌을 맞이하였습니다. 우리 대전점자도서관에서는 11월 3일에 장애인 관련단체 및 관계자들과 점자도서관 회원,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밭도서관 2층 대강당에서 기념행사를 갖고, 한글 점자의 의미를 되새기고 유공자에 대한 시상을 하였습니다.
2016년 5월 29일에 점자법이 법률로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으며, 2020년 12월에 '점자법'이 개정된 이후부터 시각장애인의 점자 사용 권리를 신장하고 점자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11월 4일을 법정 기념일로 고시하여, 시각장애인들의 행사로 치러왔던 기념식을 올해로 3번째로 맞는 국가 기념행사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점자는 우리 시각장애인들의 문자로, 재활과 자립 의욕을 높여 주었습니다. 우리들은 한글점자의 날을 맞아 점자의 필요성과 의미를 되새기고, 점자가 널리 보급되고 효과적으로 사용 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점자법은 점자 및 점자문화의 발전과 보전의 기반을 마련하여 시각장애인의 점자사용 권리를 신장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은 문자 수단으로서 점자를 사용할 권리가 있으며, 국가와 국민은 점자의 발전과 보전계승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공공기관 등은 시각장애인이 점자를 사용하여 모든 정보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책을 수립, 시행하여야 하며, 시각장애인이 요구하는 경우에는 일반활자 문서를 동일한 내용의 점자나 전자점자 문서로 제공하여야 합니다.
이렇게 우리 지역에서 점자정보의 중추 역할을 하는 대전 점자도서관에서는 시각장애인들과 대전시민들께 점자정보와 큰글자도서, 녹음도서 등의 대체자료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건강한 여가생활을 보내며, 화합과 소통의 장으로 발전하기 위하여 노후된 장비와 미비한 시설의 지원이 필요하며,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됩니다.
그래서 우리 시각장애인들도 점자도서관에서 지식정보를 습득하고 문화생활과 건강한 여가를 보낼 수 있는 행복한 도서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김영호 /대전점자도서관 관장
김영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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