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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이날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5부 요인 및 여야 지도부와 사전 환담하는 자리에서다.
이날 환담은 현 정부 출범 후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사실상 처음 소통할 수 있는 자리였다.
그동안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정부 기념식 등에서 마주쳐 짧게 인사를 나눈 것이 전부였다.
붉은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42분께 김진표 국회의장과 함께 국회 접견실에 들어섰다.
윤 대통령은 미리 대기하고 있던 김영주 국회부의장, 정의당 이정미 대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과 차례로 악수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오셨어요? 오랜만입니다"라고 말하며 짧게 악수했다. 이에 옅은 미소를 띤 이 대표는 별도 답변은 하지 않았다.
이후 사전 환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는 데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민생 문제와 관련해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본회의장에 입장하면서도 맨 뒷줄에 있던 민주당 의원들부터 악수를 했는데 이 때 의석에 앉아있던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다가오자 일어선 뒤 웃으며 악수했다.
이날 시정연설에 앞서 진행된 사전환담에 이은 두 번째 손을 잡은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후 연단으로 이동하면서도 통로 쪽 의석에 앉아있던 민주당 의원들 위주로 악수했다.
윤 대통령이 먼저 손을 건네자 상당수 민주당 의원은 일어나 악수했고 일부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다소 굳은 표정으로 손을 잡는 장면도 목격됐다.
윤 대통령 예산안 시정연설 과정에선 여야 간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박수를 치면서 열띤 호응을 보였지만 야당은 연설 내내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지키거나 휴대폰을 보는 등 냉담한 반응이었다.
이날 윤 대통령 시정연설에는 여야 원내대표가 체결한 '정쟁 자제' 신사협정 덕분에 야유나 고성은 등장하지 않았다.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국회 회의장 내 피켓 부착과 상대 당을 향한 고성·야유를 하지 않기로 신사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피켓을 내걸지 않았지만, 진보당 강성희 의원은 홀로 'D-160 반드시 무너뜨린다 피눈물 난다! 서민 부채 감면!', '줄인 건 예산이 아니라 윤의 임기!'가 적힌 피켓을 손에 들고 시위를 펼쳤다.
한편, 윤 대통령은 시정 연설 이후 국회 사랑재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여야 원내대표, 상임위원장들과 오찬을 갖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회에 와서 우리 의원님들과 또 많은 얘기를 하게 돼 저도 취임 이후로 가장 편안하고 기쁜 날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우리가 초당적, 거국적으로 힘을 합쳐서 국민의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미래 세대를 위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모두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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