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성중(왼쪽) 의원과 야당 간사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말다툼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하지만, 이 법안 처리까지는 대전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에 대한 명확한 위상 정립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더불어민주당과 과학기술계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윤 원내대표가 이날 제시한 시한까지는 법안 처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30일 국회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주항공청특별법 등 시급한 법들이 있는 데 국정감사 때문에 3주 정도 법안 처리에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빨리 여야 간에 만나서 11월 9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있는 법은 빨리 처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전향적, 대승적으로 협조해 줄 것을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에게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우주항공청 특별법인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인 우주항공청 개청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는 데 과방위에서 계류 중이다.
여야는 이 법안 처리를 위해 안건 조정위원회까지 열었지만 현재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여야는 안조위 논의 때 우주항공청의 직접 연구개발(R&D) 수행 여부를 두고 대립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공약인 우주항공청이 우주시대 개척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선 이 기구에 직접 연구개발(R&D) 기능 부여에 무게를 실었다.
민주당은 우주항공청이 직접 이 기능을 수행할 경우 지금까지 우주 분야 연구개발을 수행해 왔던 항우연과 천문연 위상 추락이 우려된다고 맞서왔다.
양 측의 대립각은 얼마 전 막을 내린 국정감사를 거치면서 다소 완화됐다.
정부 일각에서 현재 과기정통부 산하기관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소속인 항우연과 천문연의 우주항공청 직속 기관화 추진 의지를 비췄고 여항우연과 천문연에서도 이에 찬성하는 기류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도 우주항공청 조기 출범을 위해 대승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특히 야당은 항우연과 천문연이 직속기관으로 들어갈 경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속일 때보다 기관 위상 추락 우려를 덜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아직도 여야가 합의해야 부분은 남아 있다.
민주당은 우주개발 분야 R&D 직접 수행 기관은 우주항공청이 아닌 항우연과 천문연이라는 조항을 법안에 명시하는 등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 기관의 역할을 명확히 하는 동시에 윤석열 대통령이 제시한 대전-경남-전남 우주클러스터 3각축의 안착을 위해서도 이같은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아직 이와 관련해 입장을 표명한 적은 없다.
여야는 과방위 법안심사 소위 단계부터 이같은 점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우주항공청 특별법이 다음달 9일 국회 본회의 통과를 위해선 그 이전까지 여야가 법안 소위에서 쟁점 사안에 대한 합의를 마친 뒤 과방위 전체회의와 법사위 등을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여야의 극적인 합의 없이는 물리적으로 윤 원내대표가 제시한 법안 처리 시한을 지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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