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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협의와 정부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지만, 그동안 강경한 입장에서 한 발 물러 나 궤도를 수정한 것으로 R&D 예산 증액을 위한 충청 여야의 총력대응이 시급하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송언석 의원(김천)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과학기술계와 야당에서 증액을 요구하는 R&D 사업 예산에 대해 "여야 간 협의를 통해 정부 동의를 얻어서 필요한 사업에 대한 예산 확보를 위해서는 우리 당도 뒤처지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꼭 필요한 예산을 꼭 필요한 곳에, 적재적소에 쓰도록 우리 당에서도 최선을 다해 정부와, 또 야당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보탰다. 다만, R&D 예산을 대폭 삭감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일부 사업의 경우 구조조정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성과를 제대로 못 내는 게 R&D의 문제라는 생각에서 이번에 R&D 예산 구조조정이 시작된 것"이라며 "적재적소라는 말처럼 꼭 필요하고 시급한 곳에 예산이 배정해야 하는 것이지, 무턱대고 예산을 증가시키는 것은 능사는 아니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 역시 R&D 예산 증액 가능성을 언급했다.
윤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이 '예결위 간사가 여야 합의 과정에서 R&D 사업 예산을 증액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R&D 예산 삭감 문제에 변화가 있을 수 있나'라고 묻자 "정부가 R&D 예산을 편성한 취지를 고려하되 (다른) 고려할 요소가 있는지 현장 여론도 좀 들어보고 그런 과정을 통해 국회 예산심사에서 보완할 부분이 있거나 고칠 부분이 있으면 서로 여야 간에 협의해서 정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김기현 대표 2기 체제로 꾸려진 여당 새 지도부는 '민생'을 화두로 내년도 예산안을 대폭 조정하는 방안을 시사하면서 예산안 전면 재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지시로 대폭 삭감됐던 R&D 사업 예산에 대해서도 꼭 필요한 부분은 최대한 복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R&D 예산과 관련한 여권의 기류 변화에 충청권의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대전은 수십 여 개의 정부 출연연이 집적된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과학기술 메카로 정부의 R&D 예산 대폭 삭감안이 현실화될 경우 도시 위상 추락은 물론 지역경제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대전서을)은 지난달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상대로 "내년 R&D 예산이 무려 16.2% 5조 2000억원이 깎였다"며 "대덕특구 기초연구자, 이공계 학생들 비정규직 연구자들이 현장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라고 핏대를 세웠다. 이어 "총리께서 생각하는 미래세대, 청년세대는 R&D 예산에 관해서는 예외인가"라고 따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올 예산정국에서 R&D 예산이 대폭 증액될 경우 이런 대덕특구 등 과학기술계의 우려를 다소 해소하면서 대전시 지역경제에도 숨통을 틀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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