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일 이장우 대전시장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게 지역 주요 현안을 설명하는 모습. [출처=대전시] |
마땅한 구원 투수를 찾기 어려워 일단 현 체제 유지가 현실적 대안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김기현 대표 체제 유지를 놓고 충청권 보수진영의 반응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보궐 선거 승리 기세를 국정감사와 예산 정국까지 몰아 정국 주도권을 제대로 쥐겠다는 목표다.
국민의힘은 16일 최고위원회의와 화상 의원총회를 연이어 열어 김예지 지명직 최고위원, 이만희 사무총장, 유의동 정책위의장, 함경우 조직부총장, 박정하 수석대변인, 윤희석 선임대변인, 김성원 여의도연구원장 등 7명의 임명직 당직자 인선을 완료했다.
김기현 2기 지도부의 특징은 친윤(친윤석열) 색채가 비교적 옅고 수도권 인사들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여당 정책 구상을 총괄하는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과거 '유승민계'로 분류됐었고 당 살림을 책임지는 이만희 사무총장도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또 임명직 당직자 절반이 수도권 인사들이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정·대통령실 관계에 있어 당이 민심을 전달해 반영하는 주도적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당·정·대가 엇박자를 내지 않도록 하되, 민심과 동떨어진 사안이 생기면 그 시정을 적극적으로 요구해 관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충청 진영에선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 충남도당위원장인 홍문표 의원(예산·홍성)은 앞선 언론 인터뷰에서 "책임자가 책임을 안 지고 미봉책으로 가면 원외위원장들이 연판장을 돌리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이번 선거에 개입하고 만들었던 지도부의 그분들이 이번에 용단을 내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의 이장우 대전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누가 누구를 탓하는가"라며 김기현 대표를 향한 책임론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전장은 이기기도 하고 패하기도 하는 것"이라며 "돌 던지는 자들 스스로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한번 뒤돌아봐라. 패할 때마다 장수를 바꾼다면 누가 전장을 지휘하겠는가?"라고 썼다.
더불어민주당은 보궐 선거 승리 여세를 이어가겠다는 목표로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은 보궐 선거 승리로 계파 갈등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고 이재명 대표 체제가 더욱 공고해지는 결과를 얻게 됐다. 특히 단일대오의 모습을 보여주며 정국 주도권을 끌고 나가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높다.
때문에 보궐선거로 관심에서 밀려났던 10월 국정감사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미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을 상임위에서 주도하고 있으며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R&D 예산 삭감, 고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 등 여권에 집중 공세를 퍼붓겠다는 각오다. 국감 이후 예산 정국에서도 지역 예산 확보를 통해 유리한 여론을 선점할 예정이다.
한편 민주당은 국민의힘 2기 지도부 출범을 혹평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쇄신 없는 쇄신으로 민의를 또다시 저버렸다"며 "국민께서 보궐 선거를 통해 책임을 물은 것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대표"라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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