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여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 희비… "매서운 민심의 경고"

野 진교훈, 56.52%로 당선… 17.15%P 차이
민주당, 고무적 분위기 속 총선 승리 자신감↑
국민의힘, 당혹감 속에서도 "대전은 다를 것"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11일 오후 강서구 마곡동 캠프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꽃목걸이를 걸고 기뻐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22대 총선을 앞둔 충청 여야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 희비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56.52%)가 17.15%p 차이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39.37%)를 크게 이기면서 민주당은 크게 고무된 반면 국민의힘은 당혹감에 휩싸인 분위기다. 물론 서울서 열린 보궐선거인 만큼 지역에 미칠 파장과 전체적인 연관성 등을 놓곤 해석이 엇갈리지만, 민심의 경고가 역시 매서웠다는 사실에는 여야 모두 공감했다.

10월 11일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내년 4·10 국회의원 선거 전초전으로 주목받았다. 때문에 양당 모두 당력을 집중해 총력전을 벌였다.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특히 17.15%p 두 자릿수 격차로 국민의힘에 참패를 안기면서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됐다. 지역 정가도 선거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민심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우선 민주당은 상당히 고무됐다. 무엇보다 민심의 방향이 바뀌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앞선 20대 대선과 8회 지방선거에서 이어진 국민의힘의 기세와 현 정부 안정론이 깨졌다는 얘기다. 서울 강서구에 충청 출향인이 많은 점을 주목하며 지역 민심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과 기대도 내비치고 있다.

무작정 좋은 결과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만일 승리는 하되 지금보다 적은 격차로 이겼다면 민주당에도 경고의 의미가 담겨 총선까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큰 격차에 고무돼 자칫 정치 혁신을 원하는 대중의 요구를 외면하는 자만과 오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 이들도 있다.

조승래 의원(대전 유성구갑)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정권의 무능과 오만, 독선에 대한 경고이자 심판"이라며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을 질책했던 민심의 방향이 바뀌었음을 확인했다. 겸손과 유능, 단결로 국민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전시당.

국민의힘은 당혹감에 휩싸였다. 이번 선거가 힘들 수 있겠다는 내부적인 판단은 했었지만, 예상보다 훨씬 더 벌어진 격차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라곤 하나 여권이 총력전을 펼쳤음에도 두 자릿수 후반대 격차로 벌어진 건 부정적 시그널일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애초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었고 최근 여권에 불리한 이슈들이 이어져 패배가 불가피했다는 현실론에 근거해서다. 충청도 아닌 서울의 기초지자체 선거 결과에 동요할 때가 아니라 지역적 이슈로 빠르게 전환해 지역 민심에 미칠 영향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의힘 모 인사는 "어느 정도 패배는 예상했었지만, 이렇게 큰 격차로 질 것이리라곤 예상치 못했다"며 "역시 민심은 무섭고 매섭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그렇지만 서울과 충청은 분명히 다르다. 최대한 빨리 분위기 전환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