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모금액이 적다 보니 아직까지 이렇다 할 활용계획도 없는 실정인데 향후 제도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한 모금액 확충 방안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제주갑)이 각 지자체로부터 올 8월 말 기준으로 제출받은 고향사랑기부제 모금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전시는 1억 8000만원(기부자수 1910명)을 모금했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모금액 기준으로 15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세종은 같은 기간 5000만원(522명)을 모아 전국에서 모금액이 가장 적었다. 충남과 충북은 사정은 조금 나았지만 역시 전국 중하위권이다. 충북은 13억원(6529명)으로 6위, 충남은 8억 4000만원(7563명)으로 8위다.
다른 시·도의 경우 전남 73억 2000만원, 경북 43억 3000만원, 전북 40억 3000만원, 경남 30억 5000만원, 강원 21억 7000만원, 경기 8억 5000만원, 광주 7억 7000만원, 제주 5억 6000만원, 서울 3억 8000만원, 대구 3억 3000만원, 울산 3억 1000만원, 부산 2억 2000만원, 인천 1억 6000만원 순이다.
충청권의 모금액이 저조한 이유는 현재 등록된 주소지 지자체에는 기부할 수 없는 탓에 수도권에서 멀어 출향민이 충청권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진 영호남 지자체 등에 뒤쳐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연간 500만 원 상한의 기부 한도는 물론 법인이나 이해관계자 기부주체 제약 등 활발한 기부를 발목 잡는 제도 탓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향사랑기부를 위해선 '고향사랑e음' 사이트(https://www.ilovegohyang.go.kr/) 단일 플래폼을 활용해야 한다는 점도 충청권 모금액이 저조했던 한 가지 원인으로 풀이된다.
모금 실적이 빈약하다 보니 충청권 제도 시행 반년을 훌쩍 넘었지만, 충청권 등 대부분 지자체들은 마땅한 사용처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고항사랑기부금 금액이 적어 특정 사업예산으로 활용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 내년께나 집행할 계획이다.
실제 충남도는 고향사랑기부금이 일정 수준 이상 모일 때까지 기부금을 일단 예치해 둔다는 방침이다. 천안시 역시 기부금이 7500만원에 불과해 사용처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기부금 규모가 커질 때까지 사용을 미루기로 했다. 충북 지자체들도 모금액이 많지 않아 사용처에 대한 아이디어를 먼저 받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한 종합적인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송재호 의원은 "국내 연간 10조가 넘는 개인기부금 수준과 비교하면 고향사랑기부제는 제도 활성화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셈"이라며 "규제 중심의 사고를 벗어나 민간플랫폼을 활용하는 등 적극적인 방식으로 지자체가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을 궁리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