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심 곳곳에 내걸린 추석인사 현수막이 명절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
국민의힘은 중앙당에서 고강도 당무감사를 예고하면서 사실상 공천 전초전이 벌어질 전망이며, 더불어민주당은 친명과 비명 간 갈등 봉합 여부에 따라 내부 경쟁 체제에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우선 국민의힘은 10월부터 본격적인 당무감사에 들어간다. 당무감사는 지역별 당원협의회(당협) 운영상황을 점검하고 지역 민심과 여론을 파악하기 위한 중앙당의 권한이자 업무다. 부실한 당협을 솎아낸다는 목적도 담겨 대전에선 당무감사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신경을 곤두세우곤 했다.
하지만 이번 당무감사는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높다. 22대 총선을 불과 6개월 앞두고 진행하는 시기적인 측면과 중앙당에서 고강도 감사를 예고한 정치적 배경이 맞물리면서다. 감사 기준은 당원 관리 실태와 조직 운영상황이 중점이지만, 당협위원장의 개인 경쟁력과 인지도도 평가 대상이다. 이번 당무감사가 공천 전초전으로 불리는 이유다.
대전에선 여전히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유성구갑을 제외한 6개 당협이 대상이다. 대덕구는 최근 당협위원장이 임명돼 사실상 동구(윤창현), 중구(이은권), 서구갑(조수연), 서구을(양홍규), 유성구을(정상철)이 실질적인 감사를 받는다. 감사 결과, 부실 당협으로 평가된다면 향후 공천심사 과정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감사는 사전심사 서류 검토를 거쳐 이달 중순 현장 시찰로 이어진다.
더불어민주당은 당내 갈등 봉합 여부가 변수다. 친명(친이재명)과 비명(비이재명)의 갈등은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을 기점으로 폭발했다. 양측의 비판 수위가 고조되다 최근 갈등이 잠잠해졌지만, 언제 다시 충돌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일단 칼자루는 구속 리스크에서 벗어난 이재명 대표가 쥐고 있다. 당내 관심은 그가 당무 복귀 후 어떤 행보에 나설지에 쏠려있다. 결국 이재명 대표의 선택은 통합과 숙청 중 하나다.
추후 상황에 따라 대전 민주당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대전 7개 의석은 모두 민주당 차지로 현역들이 건재하다. 현역들이 인지도와 조직 구성에서 우위를 점한 만큼 원외 인사들의 도전이 쉽지 않은 구조다. 때문에 아직 공개적으로 출마 의지를 내비친 원외 인사들이 적고 대다수가 조용히 기회를 엿보는 중이다.
그러나 중앙당에 숙청 바람이 분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원내지도부도 친명 인사로 구성되면서 이미 당권을 장악한 상태다. 중앙당 차원에서 비명 인사들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묻는다면 원외 인사들에게 기회가 열릴 수 있다. 실제 몇몇 인사들은 친명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비명 현역들의 틈을 노리고 있다.
대전 정치권 관계자는 "추석 연휴가 지나면서 여야가 내년 총선 모드로 돌입하는 속도를 높일 것"이라며 "내년 총선에 국정과 정국 주도권이 달린 만큼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의 당무감사와 민주당의 당내 변화가 지역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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