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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 대표 체포동의안과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가결 후폭풍으로 국회 본회의 개회가 시계제로 속에 빠져든 것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 박광온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사퇴하면서 리더십 '진공 사태'를 맞게 됐다. 의사일정을 여당 원내대표와 합의해야 할 사령탑 부재로 25일 예정된 본회의는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민생법안 처리가 '올스톱' 되면서 이 여파는 충청권에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세종의사당으로 이전 상임위 규모 등을 정하는 규칙안 처리 일정이 안갯 속으로 빠져든 것이다. 이 규칙안은 지난 21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여야 합의로 통과했기 때문에 본회의가 열리기만 하면 가결이 유력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본회의가 언제쯤 열리게 될는지는 가늠키 어렵다.
민주당이 26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지만, 곧장 여야 협상에 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정기국회에서 예정된 다음 본회의는 11월 9일로, 여야가 협상을 통해 10월에 본회의 일정을 추가로 잡지 않으면 세종의사당 규칙 처리는 지금부터 한 달 이상 지연될 수 있는 것이다.
세종의사당 건립은 지난 대선 여야의 공통 공약이었고 이미 토지매입비 700억 원과 설계비 147억원이 확보돼 있다. 이 때문에 국회에서 규칙안만 통과되면 실제 건립 과정으로 돌입할 수 있다. 빠르면 내년 말 착공, 2028년 완공을 위해 속도전이 시급한 상황에서 여야의 정쟁 탓에 또다시 발목을 잡힐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충청 현안이 타격을 맞은 건 이 뿐만 아니다.
도심융합특구 특별법처리도 미뤄졌다.
이 법안은 대전 등 지방 대도시에 청년들이 선호하는 혁신산업·주거·문화시설을 결합한 고밀도 복합 혁신공간인 도심융합특구 조성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른바 '대전판 판교테크노밸리' 조성, 지역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것인데 국회가 공전하면서 다음 본회의를 기약하게 됐다.
행정중심복합도시에 건설하는 공동캠퍼스 운영 공익법인의 운영 초기 단계의 안정적인 재정마련을 위한 신행정수도 특별법 개정안 처리도 밀렸다.
정치권 안팎에선 여야의 결자해지를 촉구하고 있다.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인 10월 4~6일 사이에 본회의를 열어 세종의사당 규칙 등 산적한 민생법안을 처리, 현재의 '정치 실종' 상태에 대해 결자해지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 10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국정감사에 돌입해야 해 이 시기를 놓칠 경우 당분간 본회의 개회는 어렵고 정쟁 때문에 민생을 등졌다는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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