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지난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 모습. |
우리나라 연구개발(R&D) 전체 근간을 송두리째 흔드는 발언이라는 비판부터 내년 총선을 6개월 여 앞두고 다분히 정략적인 접근이라는 성토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대전유성갑)은 중도일보와 통화에서 "대전의 R&D 기능을 빼내 가려는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으로 절대 좌시할 수 없다"며 "사천에선 우주 신도시를 만든다는데 우주항공청은 신설돼도 200명밖에 안된다. 그런데 항우연이나 천문연 연구인력을 합칠 경우 1500명이 넘는다. 그래서 이를 가져가려는 것"이라고 쏘아부쳤다.
민주당 과방위 간사인 조 의원은 이어 "어렵게 만든 우주산업 연구개발 클러스터를 해체하려는 발언으로 국가적으로는 물론 지역적 손실이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경남에서 미항공주주국(NASA) 모델을 얘기하는 데 나사는 헤드쿼터가 워싱턴에 있고 텍사스 플로리다 등에 센터를 두고 운영하고 있다"며 거듭 항우연의 대전 입지 당위성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우주클러스터를 구상하면서 대전을 제외하려고 한 속내가 드러난 것 아니냐. 대전시도 정부 눈치만 보지 말고 이 같은 시도에 맞서야 한다"며 정무적 분석을 하기도 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정부가 애초 우주클러스터를 대전을 뺀 경남과 전남을 중심으로 추진하려다 과학기술 현장과 대전 정치권의 반발에 부딪쳐 최종적으로 대전을 포함 3각 축으로 하기로 한 점을 상기한 것이다.
또 전날 과방위 안건조정위에서 항우연 사천 이전을 주장한 무소속 하영제 의원(사천남해하동)은 애초 국민의힘 소속이었는데 사법적 문제로 탈당하기 전까지 정부에 경남 사천 우주항공청 설립 등을 강력히 촉구해 온 점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당 이상민 의원(대전유성을)은 다분히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정략적인 노림수가 깔렸다고 힐난했다. 항우연은 이 의원 지역구 안에 있다.
그는 중도일보와 통화에서 "하 의원 지역구가 사천이다 보니까 내년 총선을 의식한 발언이 나온 것으로 봐야 마땅하다"며 "이런 일을 방치하면 앞으로는 항우연뿐만 아니라 대덕특구 다른 출연연도 이전하자는 주장이 나올 것"이라고 경계했다.
또 "정치적 목적, 총선용 발언으로 국가 R&D 체계를 흔들면 안 된다"며 "수십년 간 수십조 원이 투입된 R&D 메카인 대덕특구 역량을 더욱 키워도 모자랄 판에 소지역주의에 얽매이면 안 된다"고 일침을 놨다.
항우연의 역할에 대해서도 그는 "항우연은 우주 분야만 단독으로 연구하는 기관이 아니다. 기계연구원, 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과학기술원(KAIST)와 협업하는 과제가 많다"고 쐐기를 박았다.
한편, 하 의원은 전날 과방위 안건조정위에서 이상률 항우연 원장에 "장기적인 관점으로 볼 때 우주항공청이 설립될 사천으로 이전하는 것이 성과를 낼 것"이라며 "이는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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