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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고 이 안건을 심사할 예정이었지만 민주당이 대부분 의사일정에 대해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법사위에서도 안건 논의가 불발됐다. 민주당이 초강수를 둔 것은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가 병원으로 이송된 상황에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대여(對與) 원심력이 거세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종의사당 국회 규칙은 이날 전체회의 111개 안건 중 40번째로 상정됐는데 여야가 운영위에서 이미 합의 처리한 만큼 가결이 유력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소병철 간사(순천광양곡성구례갑)를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이 나오지 않았고 예정시간을 넘겨 가까스로 개회했지만, 세종의사당 국회 규칙은 논의도 못한 채 1시간여 만에 산회했다.
회의에서도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이 이어지면서 여야가 대립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비례)은 세종의사당 국회 규칙 통과를 염원하는 문자메시지를 받은 것을 소개하면서 "충청 지역의 간절한 목소리가 모든 의원들에 전달되고 있는데(민주당 불참으로 규칙 통과가 무산됐다)…"라고 민주당을 공격했다.
이에 대해 소 의원은 "세종의사당 운영규칙 통과를 위해 야당 간사로서 여러 일을 했다. 충청도민들이 오해가 없어야 한다"며 "당내 사정으로 오늘은 의원들이 참석을 못했지만 빠른 시일 내에 날짜를 잡아 법사위를 열자"고 방어했다.
앞으로 여야가 극적으로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21일 또는 25일 예정된 본회의 상정이 어려워지면서 9월 국회 처리는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됐다.
법사위에서 언제쯤 다시 세종의사당 국회 규칙 논의테이블이 차려질지는 현재로선 예단키 어렵다. 여야 간사가 전체회의 일정을 잡아야 하는 데 서로 간 대치 전선이 가팔라지고 있어 의사일정 합의를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21일 본회의에선 민주당이 이날 제출한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 건의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국민의힘의 대야(對野) 공세 역시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다음달에도 국정감사와 장관 후보자 3명(신원식 국방·유인촌 문화체육관광·김행 여성가족)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여야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정국이 급랭하면서 자칫 국가균형발전 백년대계이자 충청인의 염원인 세종의사당 국회 규칙 제정이 차일피일 늦어질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세종의사당 국회 규칙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올해 초 제출한 규칙 일부를 지난달 운영위에서 일부 수정해 통과시킨 것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세종의사당으로 상임위 12개와 이에 소속된 국회의원 사무실, 입법활동을 지원하는 예산정책처와 입법조사처 등 국회 일부 기관을 옮기는 것으로 돼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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