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전시당. |
상대당의 리스크를 부각해 이미지를 흠집 내고 경쟁 전선을 확실히 구축해 내부 결속을 꾀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시도 중이다. 중앙당과는 별도로 양당 시당이 벌이는 자체적인 경쟁이 총선을 앞둔 지역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먼저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인 황운하 의원(대전 중구)에게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황운하 의원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재판을 정조준한 여론전이 한창이다. 최근 검찰은 1심 재판에서 황운하 의원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시당은 이를 '희대의 민주주의 모욕 사건'으로 규정하고 공식 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시당은 논평을 내고 "선거개입 연루 의혹을 받았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황운하 의원은 자신을 뽑아준 대전시민들에게 석고대죄하고 용서를 구해야 마땅할 것"이라며 "검찰 수사 결과가 사실이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대전시민에 대한 도리일 것"이라고 했다. 이후 황운하 의원이 기자간담회를 열어 결백을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다시 논평을 내 "앞뒤가 맞지 않는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김만배-신학림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 규탄대회도 열었다. 시당은 앞선 14일 중구 으능정이 거리에서 규탄대회를 열어 관련자들의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다. 이 자리엔 시당 주요 인사들과 소속 시·구의원, 당원들이 총출동했다. 시당 관계자는 "이번 총선에서 시민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끔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
국민의힘 대전시당을 향해선 책임론을 제기했다. 시당은 "이들을 공천한 국민의힘 대전시당도 마찬가지다. 대시민 사과는커녕 징계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죄는 있지만 벌하지 않겠다는 제 식구 감싸기가 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했다. 행정 수장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함과 동시에 대전시당의 책임론과 징계 착수를 강조해 국민의힘에 정치적 압박을 가한 셈이다.
책임 야당의 이미지도 높이고 있다. 시당은 15일 열린 민주당 충청권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국가 R&D 예산복원과 대덕연구단지 지원 강화, 대전교도소 이전, 대전특별자치시 추진, 대전차량기술단 인입선 이설사업 예산 증액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중앙당의 지원을 건의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전 국회의원 전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지역 현안 해결에 적극 나서는 책임 있는 야당의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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