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황운하 국회의원(대전 중구)이 민주당 중구의원들과13일 대전시의회 기자실을 찾아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
대전의 대표 원도심으로 의미와 상징성이 크다는 지역적 특성에 더해 현역 국회의원과 자치구청장이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정치적 상황이 맞물리면서다. 아직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아 확실한 구도를 예측할 순 없지만, 다양한 경우의 수가 실현될 수 있는 만큼 지역 정치권의 셈법이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지금은 인구가 가장 많고 행정, 법조, 교육 기능이 집중된 서구가 정치 1번지로 불리지만, 중구의 정치적 가치는 여전히 높다고 할 수 있다. 지역 정가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중구에서 체급을 키웠고 옛 행정 중심지이자 대표 원도심이란 상징성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때문에 선거 때마다 주요 격전지로 주목받고 실제 후보 간 대결도 치열하게 펼쳐졌다.
22대 총선을 앞두고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과 국민의힘 이은권 대전시당위원장이 대결 구도를 형성 중이다. 두 사람은 중구 전·현직 국회의원, 서대전고 선·후배, 양당 대전시당위원장이라는 배경이 더해져 중구는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이들의 대결에 관심이 높다.
물론 본선에서 이들이 맞붙을지는 아직 모른다.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에서도 예비주자들이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공천 과정을 모두 완주할 후보가 몇이나 될진 모르겠으나, 지금까진 도전 의지가 다들 강하다. 그렇기에 본선만큼이나 치열한 예선전이 펼쳐질 수 있다.
국민의힘 이은권 대전시당위원장과 윤창현(동구), 조수연(서구갑). 양홍규(서구을) 당협위원장, 김기현 당 대표. [출처=국민의힘 대전시당] |
김광신 청장이 낙마하면 국민의힘으로선 타격이 크다. 재선거를 유발했다는 정치적 책임에 직면할 뿐만 아니라 자당 구청장의 부재로 각종 지원사격을 기대하기도 힘들어진다. 대법관 교체에 따른 기조 변화와 대형 로펌 선임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결과는 아직 모르는 일이다. 10월 중 선고가 예상되는 가운데 '플랜B'가 필요하단 의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황운하 의원도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다. 최근 그는 울산시장 선거 개입 1심 재판에서 검찰로부터 징역 5년을 구형받았다. 선고는 11월 29일로 예정돼있다. 3심까지 재판 일정을 따져보면 임기를 마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 문제는 선거 과정에서 지게 될 정치적 부담이다. 재판에서 모든 의혹을 벗어내고 무죄가 입증되지 않을 경우 사법 리스크를 안고 갈 수밖에 없다. 당내 경쟁자들이나 국민의힘으로부터 공격이 집중될 게 뻔하다. 이를 의식한 듯 황운하 의원은 13일 민주당 중구의원들과 함께 건재함을 과시했다.
황운하 의원은 이날 대전시의회를 찾아 "검찰이 있는 죄는 덮고 없는 죄는 만들었다. 무죄를 확신한다"며 "윤석열 정권에 맞서 책임 있는 야당의 모습으로 내년 총선을 치르겠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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