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음강사와 함께 '수건돌리기'게임을 하고 있는 어린이집 아이들 |
1980년대 이전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말뚝박기', '얼음땡' 등 전래놀이 몇 가지는 쉽게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런 전래놀이들은 자취를 감추고 아이들은 디지털 세상에서 손가락 운동만 하면서 게임을 즐기거나 재미있는 영상을 시청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어쩌다 놀이터로 나온 아이마저 손에 핸드폰을 들고 있거나 놀이터에 설치된 놀이기구를 타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데 그친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동네 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왁자지껄 떠들면서 온몸이 흠뻑 젖도록 전래놀이를 하던 어린 시절이 자꾸 떠오른다.
본기자의 출신국인 중국에는 '수건돌리기'라는 전래놀이가 있다. 놀이 방법은 아주 간단하며, 술래를 포함하여 6명 이상의 인원이면 충분히 놀이를 즐길 수 있다. 먼저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술래를 정하고 나머지 친구들은 마주 보고 원을 지어 앉아서 손뼉을 치면서 노래를 부른다.
술래는 수건을 들고 친구들의 등 뒤를 돌다가 아무 친구나 선택해 그 친구 뒤에 수건을 떨어뜨리고 재빨리 도망간다.
이때 등 뒤에 수건이 놓여있는 친구는 얼른 수건을 들고 일어나 술래를 쫓아가야 하는데 만약 술래가 자신의 빈자리에 와서 앉으면 그 친구가 술래가 되는 것이고, 반대로 술래가 잡히면 모두의 앞에서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 벌칙을 받아야 한다.
정말 간단한 게임이지만 노래를 부르면서 늘 등 뒤에서 나는 기척에 신경을 써야 하므로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고, 쫓고 쫓기는 과정에 전력 질주를 해야 하므로 다리 힘이 저절로 길러진다.
그리고 벌칙이라고 하지만 다른 친구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과정에 용기와 자신감도 커진다.
본기자는 일전에 옛 기억을 더듬어 예산군의 한 어린이집에서 8명의 아이와 함께 이 놀이를 했다. 아울러아이들의 흥미를 고려해 수건 대신 판다 인형을 사용했는데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처음 하는 놀이인데도 아이들은 활동 시간 내내 지칠 줄도 모르고 '수건돌리기' 게임에 열중했고, 놀이가 끝난 후 '판다 돌리기'라는 새로운 이름도 지어주었다.
'수건돌리기' 외에도 중국에는 '꼬리잡기', '비행기' 등 여러 가지 전래놀이가 있다. 그러나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이런 전래놀이들이 사라져가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각종 스마트 기기들이 우리 아이들의 신체와 정서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 부모들이 자국의 전래놀이에 관심을 기울이고 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도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연선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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