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하나시티즌 선수들이 8월 25일 전북과의 원정 경기에서 득점한 후 함께 기뻐하고 있다.(사진=대전하나시티즌 제공) |
올해 K리그1의 중위권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한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 1부 리그 12팀 모두 28경기를 소화하며 정규리그 일정의 마무리까지 5경기씩 남긴 상황으로, 파이널A(1위~6위)와 파이널B(7위~12위)의 갈림길 앞에서 중위권에 놓인 팀들의 경쟁은 더욱 불이 붙고 있다.
승점 61점으로 올 시즌 최강팀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는 울산 현대와 그 뒤를 잇는 2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50점)를 제외한 3위부터는 말 그대로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3위 광주FC(승점 42점)와 8위 대전하나시티즌(승점 37점)의 승점 차이가 5점밖에 벌어지지 않아서다. 1 경기 승패 결과에 따라 언제든지 순위가 변동될 수 있는 상태다.
이처럼 K리그1 파이널A 진출을 두고 다수의 팀이 혼전 양상에 놓여 있는 반면 하나시티즌은 점차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시즌 초 공격 축구의 위세를 떨치며 상위권까지 노렸던 하나시티즌은 어느새 강렬했던 색채를 잃어가며 정체의 늪에 빠졌다. 가장 최근 경기인 8월 25일 강팀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1-1로 비기며 저력을 보여주긴 했지만, 이전 경기까지 승패를 반복했다는 점이 뼈아팠다. 정작 중요한 순위 변동에 영향을 미칠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단 뜻으로, 파이널A 진출 경쟁에서 한 걸음 뒤에 물러서 있는 현재로선 무엇보다 앞으로 치고 나가기 위한 연승이 간절한 실정이다.
대전하나시티즌 선수들이 8월 20일 포항스틸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득점한 후 함께 기뻐하고 있다.(사진=대전하나시티즌 제공) |
25일 전북과의 경기에서도 이전 두 경기에서 다섯 골을 몰아칠 정도로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과시하는 티아고를 제외하고선 다소 무기력한 모습이 많았다. 이날 경기에서도 티아고는 선제골을 터뜨리며 강력한 화력을 자랑했지만 수비에서 흔들리며 전북에 한 골을 내줬다.
다만 하나시티즌의 남은 경기 대진 운이 나쁘지 않다는 점은 다소 희망적이다. 이번 주 9월 1일 수원FC와의 경기 이후 16일 울산, 23일 수원 삼성 블루윙즈, 10월 1일 강원, 8일 제주와 맞붙을 예정으로 울산을 제외하고선 해볼 만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파이널A를 향한 기로에선 하나시티즌이 남은 경기 동안 마지막 불꽃을 태울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8월 18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와의 홈경기에서 한화이글수 선수들이 승리한 후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사진=한화이글스 제공) |
8연승이란 대기록과 함께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리그 최하위에서 중위권 도약을 꿈꾸던 한화이글스가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며 다시 하위권으로 추락하고 있다. 한화이글스 최근 10경기의 성적은 2승 7패 1무다. 특히 최근엔 6연패를 기록하며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리그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격차도 더욱 좁혀져 사실상 중위권 도약이 어려워졌단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혼란스러운 팀 분위기가 형성된 배경엔 불안정한 수비력이 크게 한몫했다. 특히 8월 22일 삼성 라이온즈와 펼친 경기에서 한화는 2-1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었지만, 하주석이 9회 2사 2루 상황에서 류지혁이 쳐낸 내야 땅볼을 어이없게 더듬어 놓치는 실책을 범하고 말았다. 경기를 끝낼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벌어진 실책으로 인해 한화는 2사 1, 3루 위기를 직면했고, 결국 해당 이닝에만 내리 4점을 내주면서 3-5로 역전패했다.
지난달 그동안의 출전정지 징계를 해소한 뒤 고개를 숙이며 복귀한 하주석은 올 시즌 25경기에서 타율 0.114를 기록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날 경기에서 수비에서의 신뢰까지 잃자 1군 엔트리에서도 빠지고 말았다. 이후 악화된 분위기 속 KIA와의 3연전에서도 연패한 한화는 이제 4년 연속 최하위란 오명을 마주해야 할 처지가 되고 있다.
한화이글스 외국인 용병 닉 윌리엄스가 홈 팬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화이글스 제공) |
안타까운 한화의 현실 앞에서 묵묵히 버티던 핵심 선수들도 점점 흔들리는 모양새다. 꾸준하던 채은성도 기복을 보이기 시작했고 노시환과 문동주로 이어지는 유망주들도 뒷심이 모자라다. 승리의 요정이라 불리던 외국인 투수들도 위기를 맞았고 위태로운 외야수의 적격자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침체된 외국인 선수들과 베테랑, 성장이 더뎌진 유망주들의 조합에서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남은 시즌 동안 냉정히 가을 야구를 꿈꾸기엔 다소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 한화는 이제부터라도 내년을 도모할 만한 가능성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다사다난했던 올 시즌 동안 꾸준한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보답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시즌 중반을 지나고 있는 현시점에서 최원호 감독이 과연 지휘봉을 어떻게 고쳐 잡아 분위기를 반전시킬지 주목된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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