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LH 용역 전관카르텔 혁파 관련 긴급회의에 참석해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은 연합뉴스 |
앞서 지난 20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LH 용역 전관 카르텔 관련 긴급회의'를 열고 "도로, 철도 관료층을 비롯한 전관을 고리로 한 국토교통부의 이권 카르텔부터 단절 시키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LH발 철근 누락 사태 이후 촉발된 전관 차단 방안을 LH 외에도 소관 공공기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H 전관 카르텔은 심각한 수준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월부터 지난 2021년 3월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체결한 1만4961건의 계약 중 약 21.6%인 3227건이 퇴직자가 재취업한 전관 업체와 맺은 계약이다. 전관 업체와 맺은 계약 34.1%는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 계약이었다. 수의계약이란 계약 주체가 계약 상대방을 경쟁이 아닌 선택해 체결하는 방식이다.
'철도'와 '도로' 등 관련 국토부 산하기관 등도 꾸준히 전관 카르텔에 대한 의심을 받아 온 만큼 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순살아파트'로 LH가 논란이지만 설계·감리 업계에 전관예우는 발주처 전반에 퍼져 있다. 공정위에 적발된 입찰 담합 사건만 봐도 한국철도공사·국가철도공단의 '철도 차량·침목', 한국도로공사 '도로 유지보수 공사' 등 국토부 산하기관을 비롯해 한국전력공사 '맨홀 뚜껑', 한국가스공사 '액화천연가스(LNG) 탱크·강관', 한국수자원공사 '수도관 입찰', 한국수력원자력·한국석유공사 '지진관측장비' 등 사회 전반으로 퍼져 있다.
전날 원 장관이 '도로', '철도'를 언급한 것으로 보아 이 부분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도로'와 '철도' 분야에 대한 이권 카르텔을 상당 부분 인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에 한국철도공사와 국가철도공단 등 대전 지역에 위치한 철도 공기업을 비롯해 고속철도(SRT)운영사인 에스알(SR), 한국도로공사 등에 대한 이권 카르텔 조사가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지역 엔지니어링업계 한 관계자는 "LH뿐만 아니라 철도, 도로, 항만 전 분야에 전관예우가 있다는 것은 업계에서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관에 대한 부분을 살펴보고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철근 누락' 사태 후폭풍에 휩싸인 LH는 설계·감리 용역업체 선정 절차를 전면 중단한 데 이어 이미 체결을 마친 전관 업체와의 용역계약(648억원·11건 규모)까지 백지화한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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