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국에서 생애 처음으로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을 매수하며 등기 이전을 신청한 이들은 19만881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신청자인 41만6877명의 47.7%로 절반 정도다. 지난해 상반기 고금리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로 무주택자들의 매수 심리도 꽁꽁 얼어붙으면서 생애최초 주택구매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생애 최초 주택 매수자 증가 이유로 부동산 규제가 대폭 완화된 상황에서 특례보금자리론 등이 출시되고, 기준금리가 잇따라 동결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지역과 주택 가격, 소득에 상관없이 80%로 완화하고, 대출 한도는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했다. 또한, 생애 첫 주택 구매자가 12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는 소득 기준을 따지지 않고 200만원 한도로 취득세를 면제했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 영향이 크다. 특히 부동산 보유자는 기존 부동산 매각이나 담보를 통한 자금 조달이 수월하지만, 생애 최초주택매수자는 대출을 제외하고는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
다만 업계는 상반기 분위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KB금융·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4.12~6.73%로 상단이 7%에 육박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릴 예정이어서 금리 인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무주택 서민을 위한 전세자금 대출(버팀목)과 주택구입용 대출(디딤돌) 금리도 인상된다. 17일 국토교통부는 이달 중 디딤돌 대출 금리는 2.15∼3.0%에서 2.45∼3.3%로, 버팀목 대출 금리는 1.8∼2.4%에서 2.1∼2.7%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침체된 부동산 시장이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지만, 여전히 금리가 높아 추격매수나 보유 중인 주택 유지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기준금리 동결 영향으로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이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부동산 경기가 살아난 분위기는 아니다"라면서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고, 금리도 아직 높은 상황이라서 생애최초 매수 예정자들의 고민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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