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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벌써 이해관계에 따라 공방을 주고받는 등 전투화 끈을 졸라매고 있어 부쩍 다가온 총선을 실감케 하고 있다.
정부가 8월 14일 발표한 광복절 사면복권 명단에 충청권에서 경찰 출신 정용선 국민의힘 당진시 당협위원장이 포함됐다. 올 3월 이명박 정부 시절 댓글 조작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확정된 바 있는데,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 혜택을 보면서 내년 총선의 길이 열렸다.
공천 등의 과정이 남아있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정 전 청이 7개월 여 뒤에 여당 깃발을 들고 출마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럴 경우 3선 도전이 유력시되는 더불어민주당 어기구(당진) 국회의원과 일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진에 도전하는 어 의원과 윤심(尹心)을 등에 업은 정 전 총장이 대결한다면 금강벨트에서 또 하나의 빅매치가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특사에서도 제외된 권선택 전 대전시장을 둘러싼 여야의 셈법도 분주하다. 여권 일각에선 2017년 11월 대법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피선거권이 10년간 제한된 권 전 시장이 복권될 경우 대전 총선 히든 카드로 활용할 계산을 세웠다.
재선 의원 출신에 광역단체장까지 지낸 그를 민주당 다선 지역구 등에 전략 배치, 3년 만의 설욕을 위해 보수 바람을 일으킬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었는데 무산 된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제 권 전 시장 없는 플랜B를 세워야 할 처지에 놓였고 민주당 역시 대전 7개 지역구 여야의 예상 대진표를 가늠해 보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최근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은 국민의힘 정진석(공주부여청양) 의원 판결을 둘러싼 여야의 신경전도 뜨겁다.
여권에선 사법부 판단에 "정치적 판결"이라며 발끈하고 있고 야권에선 정 의원이 안게 된 사법리스크를 지적하며 공세 중이다. 형(刑)의 확정 여부를 떠나 이 사안이 금강벨트 여야의 뇌관으로 부상한 것이다.
정 의원은 선고 뒤 "다분히 감정이 섞인 판단이라고밖에 이해할 수 없어 항소하겠다"고 말했고 같은 당 전주혜 의원도 "1심에서 실형을 선고한 판사를 향해 "정치적 견해를 그대로 쏟아낸 판결"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중도일보와 통화에서 "내년 총선에서 각 당이 개혁 공천을 하겠다고 나설 것인데, 국민의힘이 사법리스크를 안은 정 의원을 공천한다면 국민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견제했다.
정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6선에 성공해 22대 국회 전반기 의장 도전을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박 전 수석도 내년에 재선 도전이 유력하다. 두 정치인이 내년에도 맞붙는다면 20~21대 총선에서 이어 3번 연속으로 같은 지역구 총선에서 만나는 것인데 앞선 두 차례 대결에선 정 의원이 박빙의 승부 끝에 모두 이겼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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