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11일 LH 서울지역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공공 아파트 단지의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 철근이 누락된 아파트 단지 5곳을 발표에서 제외된 것에 사과하고 있다. 사진은 연합뉴스 |
이한준 LH 사장은 11일 LH 서울지역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본인의 거취는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의 뜻에 따르겠다"면서 "제가 CEO로 있는 한 변함없이 인적 쇄신과 함께 조직혁신을 강력히 밀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LH는 지난달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공공 아파트 단지의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 철근이 누락된 아파트 단지 5곳을 발표에서 제외했다가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지난달 31일 발표 전 이미 현장에서 자체 보강을 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5곳을 제외했다는 보고를 어제 오후에 받았다"며 "대외적으로 발표되는 사장 자료의 기본적인 통계조차도 임의적으로 제외 했다는 데 참담하다 못해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조직이 비대해지고 조직 내부의 소통 부재와 단절된 상황"이라며 원인을 지적하고 "내부 자력만으로 혁신이 어렵다는 판단에 이르러 경찰과 공정거래위원회, 감사원에 조사를 요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이 사장은 당일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 일부가 기존의 발표에서 제외된 책임을 물어 임원 4명을 의원면직 처리했다. LH 등에 따르면 박철흥 부사장, 하승호 국민주거복지본부장, 신경철 국토도시개발본부장, 오영오 공정경영혁신본부장은 이날 14일 자로 의원면직 처리됐다.
대통령도 LH혁신을 지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같은 날 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한준 LH 사장에게 "LH 혁신과 건설 카르텔 혁파를 차질 없이 이행하라"고 말했다.
이번 '철근누락' 사태로 LH 조직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했다. 지난 4월 검단 신축아파트 공사의 설계·감리를 맡은 업체가 LH 전관이 영업하는 업체였다는 이유에서다. 경실련이 밝힌 2015~2020년 LH 설계용역 수의계약 536건, 건설사업관리용역 경쟁입찰 290건에 대한 수주 내용 분석을 보면 LH 전관 영입업체 47곳이 용역의 55.4%(297건), 계약 금액의 69.4%(6582억원)를 수주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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