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무소속 윤관석 의원이 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검찰이 핵심 피의자 무소속 윤관석 의원 구속 영장 심사에서 그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민주당 의원들을 특정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것을 일부 언론이 보도했는데 이 명단에 충청권 의원 2명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해당 의원들은 사실무근이라며 발끈하고 있는데 향후 이에 대한 검찰 수사 향방이 내년 총선 충청권 판세를 결정짓는 중대 변곡점 중 하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따르면 윤관석 의원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현역 의원 20명에게 300만 원씩 모두 6000만 원을 살포한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이 가운데 윤 의원 영장심사에서 10명에 대해 실명을 거론했고 이들은 황운하·박영순 등 충청권 의원과 김영호·민병덕·박성준·백혜련·이성만·임종성·전용기·허종식 의원 등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에 대해 2021년 4월 '송영길 후보 지지 국회의원 모임'에서 윤 의원으로부터 돈 봉투 1개씩 수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일부 언론은 보도한 바 있다.
황운하 의원과 박영순 의원은 즉각 반박했다.
황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 송 전 대표 지지 모임에 참석한 의원들의 명단을 흘리고 검찰과 언론이 유착해 여론재판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악의적 보도에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정치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 수수사실이 없다고 분명히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사화해 저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법적 대응 등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했다.
두 의원 외에 실명이 거론된 나머지 의원들도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충청 정치권에선 내년 총선이 8개월 남은 상황에서 이번 사안이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전지역 국민의힘 측 인사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언급하기가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이번 사건은 민주당의 도덕성 결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으로 유권자들이 현명하게 판단하실 것으로 믿는다"고 촌평했다.
반면, 민주당 한 관계자는 "실명 거론 보도는 누가 봐도 검찰이 고의로 흘리고 일부 언론이 받아쓴 것처럼 보인다"며 "총선 앞 여당의 공격이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데 여론재판 보다는 수수정황 의혹에 대한 사실 규명이 먼저가 돼야 한다"고 맞섰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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